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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병원은 가야지

by 김지만

학교는 여전히 정규 커리큘럼을 충실히 가고 있었다. 3학년 2학기부터 병원 실습이 진행됐다. 학교 자대병원에서 진행됐다. 학점에 신경쓰기보다 즐겨보자는 마음으로 편하게 임하기로 했다. 준비물은 수첩, 볼펜, 실습복, 명찰, 머리망, 신발, 가위, 강인한 체력, 적당한 눈칫밥이다.

길가 건강한 사람들 많지만, 여기는 다 병원 사람들이었다. 지나가는 모든 분들에게 인사했던 곳. 여사님, 대상자, 대상자의 보호자, 간호사 선생님. 입가에 경련이 나타날 정도로. 이론과는 다른 환경에, 아무것도 모르는 환경에 놓여진 것 같아서 당황했지만, 그 때마다 손을 내밀어 준 사람은 신규 간호사 선생님이었다. 조금 있으면 1년 차 선생님이신 분은, 하루 12시간의 고강도 노동을 하면서도 우리에게도 혈압, 혈당을 확인하는 기회를 주시고, 환자를 생각하는 마음과 말투가 느껴졌다. 수간호사 선생님께서는 핵심간호술기를 연습할 기회를 주고, 검사를 참관할 수 있는지 다른 부서에 연락하는 꼼꼼함까지 겸비하신 분이었다.

그동안 여기저기 발만 걸치고 열심히 노력하지 않았구나. 관심분야는 많으면서 어느 하나에 치열하게 파고든 적이 없었다. 간호에 대한 지식도 드문드문 띄엄띄엄 알고 있는 정도. 난 도대체 어디에 전문가인 거야. 라는 자책감이 들었다. 아버지가 항상 말씀하시던 시간의 가치를 올리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모두에게 평등한 24시간동안 누군가는 B를 하고 누군가는 C를 한다. 최고의 자산인 시간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관심분야를 확장하지 말고 좀 더 깊이 파고들어보자고 생각했다.


응급실은 인기 많은 식당이었다. input/output이 빨리 이루어져야 했다. 병원에서는 아픈 사람들이 엄청 많아요. 이 사람에게 뭘 해줄 수 있을지 빠릿빠릿하게 파악해야 해요.



병원 실습 과정

병원 실습 중 인상깊었던 점

팀원들

힘들었던 점

휴학 연결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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