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석주 변호사 Sep 10. 2019

임차인의 원상회복 의무의 범위와 원상회복 분쟁에 관하여

전임차인이 설치한 시설물까지 철거할 의무가 있을까?


Q : 종전 임차인으로부터 권리금을 주고 시설을 인수한 후 일부 보수만 하여 영업을 개시하였습니다. 그러나 장사가 여의치 않아 사업을 정리하고 퇴거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임대인은 저에게 종전 임차인으로부터 시설을 인수받은 것이므로 종전 임차인이 시설한 부분까지 모두 원상복구해야 하고 원상복구하지 않으면 보증금을 반환할 수 없다고 통보하였습니다. 


종전임차인의 시설을 인수하였다면 현재 임차인은 종전 임차인이 했던 시설까지 모두 원상회복을 해야 할 의무를 부담하는 것인가요?                     





A :  1. 임차인은 임대차계약 종료시 임대인으로부터 보증금을 반환받음과 동시에 임차한 점포를 인도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부동산 인도의무에는 임차인이 설치한 시설 등을 원상회복할 의무가 포함됩니다.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에 원상회복의무 면제와 같은 특약이 없는한 임차인은 본인이 설치한 시설을 완전히 원상회복한 후 임대인에게 반환해야 하고 만약 임차인이 원상회복을 하지 않은 채 인도가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임차인이 인도의무를 완전히 이행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원상회복의 범위는 원칙적으로 임차인이 설치한 시설 모두이나 임대차계약의 체결 경위와 내용, 임대 당시 목적물의 상태, 임차인이 수리하거나 변경한 내용 등을 고려하여 구체적, 개별적으로 정해집니다.



2. 그런데 문제는 상당수 임차인들이 처음부터 직접 시설 전부를 설치한 것이 아니라 종전 임차인이 설치한 시설들을 그대로 인수한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종전 임차인이 설치한 시설을 인수한 경우 현 임차인은 종전임차인이 설치한 시설까지 원상회복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가 문제되는데 최근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임차인이 종전 임차인으로부터 시설을 양수하고 해당 시설을 이용하여 영업을 하였다면 전 임차인이 설치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현 임차인이 철거하여 원상회복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원고는 이전 임차인으로부터 커피전문점 영업을 양수하고 피고로부터 점포를 임차하여 커피전문점을 운영하였다. 임대차계약서에는 임대차 종료 시 원고의 원상회복의무를 정하고 있는데 임대차 종료 시 원고가 인테리어시설 등을 철거하지 않아 피고가 비용을 들여 철거하였다. 피고가 철거한 시설은 전부 또는 대부분이 원고 전의 임차인이 커피전문점 영업을 하려고 설치한 시설이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가 비용을 들여 철거한 시설물이 원고의 전 임차인이 설치한 것이라고 해도 원고가 철거하여 원상회복할 의무가 있다.
(대법원 2019. 8. 30. 선고 2017다268142판결)




본 사건에서 임차인은 아래와 같은 과거 90다카 12035판결을 근거로 제시하면서 종전 임차인이 설치한 시설물은 현 임차인의 원상회복 의무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전 임차인이 무도유흥음식점으로 경영하던 점포를 임차인이 소유자로부터 임차하여 내부시설을 개조 단장하였다면 임차인에게 임대차 종료로 인하여 목적물을 원상회복하여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하여도 별도의 약정이 없는 한 그것은 임차인이 개조한 범위 내의 것으로서 임차인이 그가 임차 받았을 때의 상태로 반환하면 되는 것이지 그 이전의 사람이 시설한 것까지 원상회복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0. 10. 30. 선고 90다카12035 판결) 




그러나 대법원은 90다카12035판결은 사안을 달리하는 것이므로 전임차인으로부터 시설을 양수한 경우까지 현임차인이 원상회복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대법원이 구체적인 차이점을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90다카12035판결은 현임차인이 종전 임차인으로부터 권리금을 주고 시설을 양수한 경우가 아니라 이미 시설이 되어 있던 점포에 들어가 이를 보수하고 영업을 계속한 사안으로서 종전 임차인으로부터 시설물을 인수한 사안과는 그 사실관계가 조금 다릅니다.


결국 임차인이 종전임차인으로부터 시설물을 인수하였다면 임차인이 종전임차인이 설치한 시설물까지 철거할 의무를 부담하지만 종전임차인이 설치한 시설물을 인수한 것이 아니라면 종전 임차인이 설치한 시설물에 대한 책임이 현 임차인에게까지 이전되는 것이라고 볼 수 없고 현 임차인의 종전에 설치한 시설물까지 원상회복할 책임을 부담하는 것은 아닌 것입니다.





3. 다만 임차인의 영업을 위한 시설물에 대한 원상회복의무는 일반적인 점포 사용에 따라 발생하는 상태 악화나 가치의 감소 같은 통상적인 손상에 대한 부분은 제외됩니다. 즉 임차인은 영업을 위해 설치된 시설물 부분만을 원상회복하면 되는 것이고 점포를 사용함에 따라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점포의 상태 악화 부분에 대해서는 이를 원상회복할 의무를 부담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회통념상 통상적인 방법으로 사용·수익을 하여 그렇게 될 것인 상태라면 사용을 개시할 당시의 상태보다 나빠지더라도 그대로 반환하면 무방하다는 것으로, 임차인이 통상적인 사용을 한 후에 생기는 임차목적물의 상태 악화나 가치의 감소를 의미하는 통상의 손모(損耗)에 관하여는 임차인의 귀책사유가 없으므로 그 원상회복비용은 채권법의 일반원칙에 비추어 특약이 없는 한 임대인이 부담한다고 해야 한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07. 5. 31. 선고 2005가합100279,2006가합62053 판결 [건물명도등·임대차보증금반환등]




4. 한편 임차인이 원상회복의무를 다하지 않는 경우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부동산 인도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이므로 임대인에게 원상회복을 불이행 한 것에 대한 손해를 배상해 주어야 합니다. 다만 임차인의 원상회복의무 불이행에 따른 손해액은 임차인이 원상회복의무를 이행할 때까지의 차임 상당액이 아니라 임대인 스스로 원상회복을 할 수 있었을 때까지의 차임 상당액으로 제한됩니다. 임대인이 스스로 원상회복을 할 수 있었음에도 스스로 손해를 확대한 부분에 대하여 임대인에게도 일정부분 책임을 묻는 것입니다.




임차인에게 임대차 종료로 인한 원상회복의무가 있는데도 이를 지체한 경우 이로 인하여 임대인이 입은 손해는 이행지체일로부터 임대인이 실제로 자신의 비용으로 원상회복을 완료한 날까지의 임대료 상당액이 아니라 임대인 스스로 원상회복을 할 수 있었던 기간까지의 임대료 상당액이다.
대법원 1990. 10. 30. 선고 90다카12035 판결



5. 결론적으로 현재 임차인의 원상회복의무에 관한 대법원 판례의 입장에 따르면 임차인은 본인이 설치하였거나 전임차인으로부터 양수하여 영업에 이용한 시설물에 대한 원상회복 의무를 부담하는 것이지만 점포를 사용함에 따라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손상부분에 대해서까지 원상회복을 할 의무를 부담하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원상회복 범위에 관하여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에 분쟁이 발생한 경우에는 상호간의 손해를 최소화시키기 위해서는 일단 서로 합의된 원상회복 부분에 대해 임차인이 원상회복을 마친 후 이를 임대인에게 인도을하고 임대인은 다툼이 되는 원상회복부분에 대한 비용을 공제한 보증금을 반환한 다음 법원을 통해 다툼을 정리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2019. 9. 10.

부동산 법률사무소

변호사 문석주







부동산 분쟁상담센터 상담방법(02-956-4714)↓

https://blog.naver.com/withyoulawyer/221491751499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