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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앵두나무 Jan 26. 2024

타이탄의 도구들 (팀 페리스)

나에게 가치로운 것


2주 전쯤 남편 지인 부부와 만나 저녁 식사를 함께 했다. 결혼하고 딸아이 돌 때까지 두어 번 정도 만난 사이였다. 그러니 함께 만나지 10년도 넘었다는 것이다.

서로 그간의 근황을 묻고 이내 이어지는 질문이 있었다


"혹시 골프 치세요?"

"아뇨. 안쳐요."

"아, 그래요? 혹시 앞으로 칠 계획은 있으세요?"

"음.. 꼭 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닌데 아이가 좀 더 커서 시간적으로 여유가 더 많아지면 그때쯤 쳐볼까 생각은 하고 있어요."

"아. 그래요.. 하긴 저도 막내가 고등학교 들어가면서부터 치기 시작했어요. 제가 한 일 중에 제일 잘한 일 3가지 중 하나가 골프거든요. 하나는 이 사람(남편분) 만나서 결혼한 거고, 하나는 우리 아이들 낳은 거고 하나는 더 늦지 않게 골프를 시작한 거요.

일단 필드에 나가면 사계절을 잘 느낄 수 있고, 이런 곳에 와서 경치도 보면서 운동도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또 함께 칠 수 있는 좋은 동반자들이 있어서 감사하고요.

사실 어떤 날은 공은 안 맞아서 짜증이 나기도 하는데 그런 날은 그냥 지인들과 소풍 나왔다 생각하니까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 저는 골프를 치면서 그동안 잘 느끼지 못했던 감사함을 느끼게 되었어요.

서윤엄마도 아이 고등학교에 가고 나면 꼭 배워서 같이 치러 다녀요. 남편이랑도 같이 취미생활하고 좋잖아요."

"네. 그때 되면 진지하게 생각해 볼게요."


실은 그분을 말씀을 듣는 내내 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단어가 있었다.

골프가 아니라 '글쓰기'라는 단어.


골프를 치며 감사함을 알게 되었다고 하셨는데 나는 '글쓰기'를 통해 일상의 감사함을 알게 되었다. 쓰면서 나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고, 어떤 상황에 깊이 매몰되지 않고 한 발짝 물러서서 바라볼 줄 아는 여유가 생겼다.


골프에 동반자가 있다면 나의 글쓰기에는 함께 하는 습관의 글쓰기, 필사클럽, 에세이 쓰기 멤버들이 있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 할 수 있는 이들이 있어 외롭지 않고 한편으로는 든든하다.

그분의 말씀을 들으면서도 속으로 '저는 그런 맘이 들게 하는 게 따로 있는걸요'라는 생각과 함께 나에게도 그런 가치 있는 것을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는 게 새삼 더 감사하게 느껴졌다.



몇 달 전 '김창옥 강연자'의 영상을 보았는데 마음에 와닿는 부분이 있었다.


"우리는 하루에도 여러 가지 일들을 하고 순간순간의 선택을 하며 살아갑니다. 그런데 어떤 것은 그것을 하기 전에 좋은 것, 만나기 전에 좋은 사람이 있고, 또 어떤 것은 하기 전보다 하고 나서, 만난 후에 더 좋은 사람이 있어요. 그러면 좀 더 가치 있는 만남, 가치 있는 선택은 무엇일까요?


그렇죠. 후자입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술은 마시기도 전에 기분이 막 좋아집니다. 마시러 가는 그 발걸음이 가볍죠. 그런데 만취한 다음날 어때요? 속이 뒤틀리고 머리가 아프고 몸이 힘들죠. 전자에 속합니다.

운동은 하러 가기 전에는 항상 자신과의 싸움을 먼저 시작합니다. 막상 하려니 귀찮고 게을러지고 싶은 마음이 앞서죠. 그런데 하고 나면 항상 하길 잘했다 싶은 생각이 듭니다. 운동은 후자예요.


우리가 일상에서 전자보다 후자에 속한 사람, 만남, 행동, 선택을 하면 우리의 삶이 좀 더 가치로워집니다."


나에게는 '글쓰기'가 그렇다. 후자에 속한다.

어느 날은 쓰기 싫고, 귀찮고, 뭐를 써야 할지 막막하지만 일단 쓰기 시작하면 그런 마음은 금세 사그라들고 다 쓰고 나면 뿌듯하고 쓰길 잘했다 싶어 진다.


내가 글을 쓰고 책을 읽는다고 가장 똑똑한 사람이 된다거나 가장 지혜로운 사람이 된다거나 가장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된다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다만 나는 나에게 가치로운 일이 무엇인지 알고 있고, 그것을 스스로 할 수 있으며, 그것을 하기 위해 매일의 '노력'을 기울일 수 있다.


누군가에게 '골프'가 그런 것이라면 나에게는 '글쓰기'가 그러하다.

그리고 그것은 어떤 식으로든 분명히 나를 성장시킬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세계적으로 정상의 자리에 오른 사람들(타이탄)의 성공 비밀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들의 놀라운 생각, 기적의 습관들, 압도적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노하우에 대한 스토리를 자세하게 풀어낸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완벽한 천재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나처럼 우리처럼 결점이 많은 사람들이 끊임없이 노력하고 실패하고 다시 일어서고의 반복되는 과정 속에서 성취를 느끼고 성장하며 어느 날에 성공해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전한다.


그렇다면 나도 그들처럼 1등은 될 수 없지만 1등과 싸워서 이기기 위해 나만의 노력은 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남들이 말하는 성공이나 행복 말고 내가 원하고 내가 할 수 있는 가치로운 일. 그것을 찾고 그 꿈을 위해 꾸준히 실천하며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어가는 것. 그것이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는 걸 다시 한번 되새기게 했다.




(P75) 큰 성공을 거둔 사람들은 생각보다 뛰어난 사람들이 아니다. 그리고 꿈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당신과 나는 생각보다 뛰어난 사람들이다. 이걸 깨닫고 나면 다시는 세상이 예전 같지 않을 것이다.



(P169) "인생은 용기의 양에 따라 줄어들거나, 늘어난다."



(180) 언젠가 꼭 할 것이지만 때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장담하건대 '좋은 타이밍'은 없다. 당신은 그저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무서울 뿐이다. 행동하지 않음에 따르는 비용을 측정하고, 가장 두려운 실수가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는 사실을 깨닫고, 남보다 앞서가는 사람들이 가장 중요한 습관을 길러라. 바로 '실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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