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마인더 Jun 19. 2023

우리는 즐기는 사람에게 빠져든다

당신은 잘하는 사람인가? 즐기는 사람인가?




당신은 잘하는 사람인가? 즐기는 사람인가?





30분 이상 달리면 오히려 몸이 가벼워지고 머리가 맑아지는 듯한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데 이런 리듬감 있고 경쾌한 느낌을 러너스하이(runners’ high)라 한다. 수영을 할 때 역시 20분 이상 천천히 워밍업을 하고 나면 물에 대한 저항이 확연히 줄어드는 느낌이 든다. 여기에 심박수를 높여주는 강도 높은 인터벌 트레이닝으로 몸이 후끈해질 정도의 훈련 후 다시 저강도로 낮추면 물이 어깨와 팔에 촤악 감기는 느낌을 느낄 수 있는데, 마치 내 의지대로 물이 컨트롤되는 것처럼 느껴지는 스위머스하이(swimmer's high)를 경험하게 된다. 그나저나 글을 일정하게 쓰다가 불쑥 환희나 내적 충만을 느끼게 된다는 이숲오작가님의 라이터스하이(writer's high)는 언제쯤 느껴 볼 수 있으려나...  





경지에 오른 사람은 초보자도 단번에 알아볼 수 있다. 그들은 단순하고 명확하고 자신이 하는 퍼포먼스 그 자체기 때문이다. 네이선 첸을 처음 보게 것은 2022년 베이징에서 열린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 중계 영상에서다. 올림픽이라는 무대에서 중압감을 넘어서고 자신만의 새로운 경지를 보여준 네이선 첸의 피겨스케이팅은 그야말로 예술이었다. 그동안 피땀 흘려 훈련한 기술을 무대에서 완성 그는, 뒤를 돌아보지 않는 새처럼 자유롭게 날아다녔다. 그날 자신의 최고 기록을 경신하진 못했지만, 일말의 후회도 없는 듯 보이는 그의 모습에 반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장면은 내 머릿속에 각인되었다.





네이선 첸 (Nathan Chen) 피겨스케이팅선수








자신의 분야에서 진정으로 즐길 수 있으려면 먼저 실력을 갖추는 게 정설이다. 그러나 누가 몰라서 안 하는가? 그 실력을 갖추기까지 투입되는 노력과 인내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제 아무리 재능을 타고난 사람이라 하더라도, 지속하지 못하고 끓는점 전에 포기하게 되면 결심은 엎어지게 된다. 내공을 쌓을 기회조차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스스로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나는 하면 된다라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다. 노력 자체가 안 되는 것들이 있다. 공부가 재능이 아닌데 높은 목표를 정하고 재수를 반복하는 것에 반대한다. 사람을 사랑하는 일 또 한 그렇다 마음먹는다고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분야든 탁월해지기 위해서는 인내하며 버텨 낼 수 있는 내적 동기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지금 하는 일에 몰입하고 인내하게 만드는 나만의 동기는 무엇일까? 내 경우에는 이미 내 안에 잠재되어 있는 기질과 성향이 큰 작용을 하는 듯하다. 가슴이 뛰고, 진절머리 나도 계속하게 되고, 더 잘하고 싶은 분야를 나 스스로 선택했기 때문에 다른 핑계를 댈 수가 없다.




또 한 가지는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 누구인가? 지금 누구와 함께 협업하는가가 내적 동기를 매우 자극한다.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사람이나 신뢰할 수 있는 사람과 일할 때면 내 능력치 보다 더 큰 일들을 해낼 수 있었었다. 아무나와 일하면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 그러니 배울 것이 있는 사람과 일하겠다는 스스로와의 약속을 저버려서는 안되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