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그마 효과는(Stigma effect) 남들이 자신을 긍정적으로 생각해 주면 그 기대에 부응하려고 노력하지만, 부정적으로 평가해 낙인을 찍게 되면 삐딱하게 굴거나 기대 이하의 행동을 보이는 경향성을 말한다. 이를 '낙인효과'라고도 한다. 이와 반대되는 개념이 바로 피그말리온 효과다(pygmailon effect) 긍정적인 기대를 받게 되면 그 기대에 상응하는 행동을 보이게 되는 경향성이다.
예전에 다니던 교육회사에는 나보다 한 살 많은 선임이 있었다. 그는 한번 가르쳐 줬다고 생각되는 업무를 다시 물어보는 것을 아주 싫어했는데, 내가 고민하다가 풀리지 않는 일을 가져가 물으면 "네이버 검색 안 해봤어요?" 이런 식으로 면박을 주었다. 한창 일을 배워나가야 하는 시기인데 제대로 물어볼 사람이 없었고, 그런 점이 정말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실제 생리통처럼 배가 자주 아프기도 했다.
결국 나는 그가 나를 대했던 방식 그대로 그를 대했다. "일을 주실 거면 할 수 있게 알려주셔야죠. 제대로 알려주지 않으실 거면 팀장님이 직접 하세요." 그때 그 황당한 표정은 지금 생각해도 신난다. 친절한 예스맨 후배는 어느새 삐딱이 시한폭탄이 되었다.
아무리 선배고 상사라고 해도 상대에 대해 존중을 모르는 인간들과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은 없다. 세상에는 배워야 할 일들이 너무도 많고 대단한 사람들도 많다. 서른 중반이 되며 알게 된 사실은, 정말 실력이 있고 자기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 중에는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가 몸에 밴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자기가 일을 주는 입장이라도 상대에게 위트 있는 농담을 먼저 건네고, 예민하고 집중을 요하는 일이 마무리되면 격려와 감사를 전하는 일을 잊지 않았다. 물론 주의하면 하지 않았을 실수나 사고에 대해서는 눈물이 핑 돌 만큼 따끔하게 말할 때도 있었지만 말이다. 듣는 사람은 안다. 그것이 단순한 화풀이인지, 존중이 바탕된 가르침인지. 그러니 싫은 소리를 해야 할 때 더 신중하고 배려 있어야 한다. 그것이 그 사람의 품격이다.
이제 내 주변에는 나를 함부로 대하는 사람이 없다. 이 사람과 계속 함께 하고 싶다고 생각되면 불편함을 느낀 이유나 부분을 내가 표현 가능한 범위에서 상대에게 전달했고, 오랫동안 함께할 수 있었던 사람들은 이를 인정하고 수용해 주었기에 가능했다.
나를 지지해 주고 인정해 주는 사람과 일을 하게 될 때면 마치 거인의 어깨에 올라선 듯 시야가 확장될 뿐만 아니라 더 잘해보고 싶은 동기가 강해졌다. 피그말리온효과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