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슬로울리 Slowly Jun 22. 2023

서글픔에 대하여

서글픔은 슬픔인가? 배고픔인가?




오전부터 타 지역에 일이 잡혀 있었다.


여느 때와는 다르게 이른 아침에 아이를 어린이 집에 맡겨두고, 저녁 늦은 시간에 다시 만났다.


나를 반겨줄 아이를 한껏 기대하며 현관문을 열고 들어왔는데


엄마가 들어와도 기척이 없다.


심지어 못 들었나 싶어 이름을 불러보아도, 미동 없이 티브이를 보고 있다.


하~아!


이 기분은 뭐지?


서글픔인가? 서운함인가?


몸에 힘이 툭 빠진다.


우리 아이는 엄마가 외출을 해도 잘 지낸다.


껌딱지처럼 나에게 붙어 다니던 아이가 언제 이렇게 자랐을까?


지쳐 피곤하다는 이유로, 해야 할 일들이 있다는 이유로


쪼로로 나에게 달려온 아이를 외면했던 많은 순간들이 오버랩되며 떠오른다.


아이가 이런 마음이었을까? 아이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인생은 무엇인가?


이젠 좀 알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잘 모르겠다.


시간은 기다림의 미덕이 없고, 슬픔도 행복도 빠르게 스쳐 지나간다.


아직, 저녁을 못 먹었다.


배가 고파서 서글픈 건가?


뭘 좀 챙겨 먹어야겠다. 하아...























                     

매거진의 이전글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