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버려야 할 것과 얻으려는 것

쉬운 명상 탐구

by 완완

명덕 호수길을 산책하기 시작한 것은 나에게 매우 다정한 선택이었다. 나무데크 길을 걸어 내려가면 작은 돌들이 밟히는 산길이 나오는데 약간 울퉁불퉁한 길을 걸으면 머리와 몸이 부드럽게 깨어났다.

강물에 비친 햇빛은 다이아몬드 보다 반짝거린다. 아침 햇살을 쬐기 위해 바위 위로 올라와 앉은 거북이들이나 간혹 따뜻한 계절에는 개구리도 볼 수 있었다. 자연은 매일 봐도 질리지 않고 새롭다.


이사를 오며 더 이상 명덕 호수길을 걷는 일은 지속할 수 없었지만 중구로 온 뒤에는 10분 정도 걸어 나가면 태화강변을 걸을 수 있다. 태화강에 가면 시야가 넓게 탁 트인다. 도심 속에 있지만 빠르게 자연에 동화될 수 있는 곳이고 산책이나 라이딩하기에 더없이 좋다.

동네에 있는 울산시립미술관에는 지관서가라는 테마형 카페가 있다.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과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소규모의 세미나 혹은 교육도 가능한 공간이다. 여기서 사람들과 각자 책장에 꽂혀 있는 책 몇 권을 가지고 나와 교환해 읽기도 하고, 가끔 온라인으로 인문학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된다.






지관서가의 온라인 프로그램 중에 요즘 특히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 명상에 대한 이야기를 티베트 불교 수행자인 용수 스님과 서울대학교 강성용 교수가 생각하는 '현대인에게 명상이 필요한 이유'를 소개한다.


미국에서 태어나 서른 살 무렵 불교를 접하고 티베트에서 승려가 된 용수 스님은 명상은 진정한 나 '참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일시적인 생각과 걱정에 휘둘리지 않고 자유로운 나로 살아가기 위한 것이 명상이라고 소개한다.

인도 문화와 철학에 전문가인 강성용 교수는 종교적 색채를 지운 명상, 과학적 접근이 가능한 메타인지 훈련으로써의 명상이 오히려 현대인들에게 더욱 밀접하게 다가설 수 있다고 말한다.


요즘 사람들은 변화와 경쟁 속에서 누구나 엄청난 스트레스에 압도되기가 쉽다. 기술과 의학이 발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심리적 고통(우울, 불안, 공황장애 등)은 깊어지는 추세다.

우리가 짜증이나 분노 조급함 같은 감정에 휩싸일 때 명상(메타인지) 훈련은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안정감을 높여 줄 수 있다. 명상을 하면 마음에 여유가 생겨 주워진 상황에서 더욱 현명한 반응으로 대처하게 되고 긴장하는 마음을 내려놓고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되는 실용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명상을 통해 얻고자 하는 효과로 릴랙스(Relax)만은 부족하다. 거기에 깨어있음(Awareness)이 함께 있어야 진정한 명상이라고 할 수 있다. 몸에 불필요한 긴장은 풀어주고 동시에 복잡하거나 산란한 생각에 휘둘리지 않고 평온한 마음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멍하니 릴랙스 되기만 한 상태는 '멍상'이다. 생각이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알아차리는 훈련을 통해 '자각'을 반복하며 '깨어있음'을 훈련할 수 있다.


명상은 평온한 몸과 마음에 이르는 핵심 기술이지만 여전히 '알아차림'이라는 것은 모호한 부분이 있다. 현대 심리학에서는 지금 느끼는 몸의 상태나 감정을 알아차리고 거기에 이름을 붙여주는 '태깅(Tagging)'을 할 것을 추천한다. 이처럼 상호보완적인 방법을 활용해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쉬운 명상 방법을 찾고 적용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겠다.

지나간 과거의 상처나 실수에서 벗어나지 못하거나, 미래에 대한 불안에 사로잡히지 않고

'지금, 여기에 머무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우리가 명상을 통해 얻으려고 하는 궁극적인 변화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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