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부터 평균 한 시간 남짓 걸어서 거의 매일 4km 정도를 걷기 시작했다. 아이와 집안에 머물며, 2년 가까이 이 짧은 거리조차 걷지 않는 날들이 많았다. 몸의 움직임이 줄어드니 불필요한 생각은 많아지고 체력은 점점 떨어져 모든 것에 활력을 잃어갔다.
다시 몸을 움직여 걷기 시작하고 나서 가장 큰 변화는 바로 감정이다. 걱정이 줄고 밤잠도 깊이 잤다. 몸과 마음에 활력이 생기니 가족을 조금 더 다정하게 대할 수 있는 마음에 여유도 생겨났다. 오랫동안 운동을 하지 못해 볼품없이 가늘어지고 있던 허벅지에 다시 힘이 들어가는 걸 느낄 수 있었고, 자극적인 음식을 덜 찾게 돼서 몸 선도 다시 균형을 찾아가고 있다.
아버지가 암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은 뒤에 몸에 좋다는 음식과 영양제며 식품을 수소문했다. 의사들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도 찾아보았고 약사님께 좋은 약을 추천받기도 했다. 그런데 참 놀랐던 것은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방법도 별 특별할 것이 없었다는 거다.
우리 몸이 위중한 병에 걸리거나 심각하게 고장 나면 세상에 그 어떤 명약도 소용이 없었다. 가령 돈이 많거나 의학 전문가와 인맥이 있다고 해도 이미 병든 몸을 소생시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깨달았다. 건강할 때 건강을 지키라는 그 진부한 말이 사실은 정답이었다.
추천받은 방법들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과하지 않은 가벼운 운동을 정기적으로 하라는 것이었다. 운동은 스트레스를 해소시키고 신체의 자생력을 높여준다. 몸을 움직이면서 체온이 상승하게 되는데, 체온이 1도씨 오르게 되면 면역력도 올라간다.
해독주스, 삶은 채소와 과일(당근, 비트, 브로콜리, 토마토, 사과)을 갈아서 주스 형태로 섭취한다. 해독주스는 몸속에 쌓이는 노폐물이나 독소를 밖으로 쉽게 배출시키는데 도움을 주며 장내 유익균의 먹이가 돼서 면역력을 높이는데도 효과가 있단다. 서재걸 박사의 해독주스 레시피를 참고했다. 이 외에 충분한 물을 마시고 유산균을 꾸준히 섭취하면 이 역시 장 건강을 증진시켜 신체의 면역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건강을 지키기 위한 핵심은 규칙적인 운동과 독소의 배출이었다.
아빠의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사방으로 정보를 찾았던 나는 망연자실했다. 대부분 우리가 이미 알고 있었던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건강에 자만했던 날들이 후회스러웠다. 손쉽게 스트레스를 풀어왔던 방법들, 자극적이고 단 음식을 필요 이상으로 먹었던 것, 술로 몸에 긴장을 푸는 방식, 먹고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운동을 멀리하고 내 몸의 신호를 무시했던 것이 결국 자신과 가족의 삶을 허무할 정도로 쉽게 파괴해 버렸다.
병은 사람을 가리지 않고 온다. 자기 관리를 잘하고 생활습관이 좋은 사람이라도 말이다. 하지만 내 몸을 아끼고 지키기 위해 최소한의 노력도 하지 않는다면 병이 왔을 때 이겨낼 힘도 약할뿐더러 후회와 자책을 피하기 어렵다. 매일 삼십 분 정도 의식적으로 걷고 어떻게든 몸을 움직일 궁리를 하는 이유다. 이마저도 어렵다면 단 십 분이라도 좋다. 건강은 건강할 때만 지킬 수 있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