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자 불안감을 완화하는 면접관 역할

면접관 기본 역할

by witsfinder


미국의 어느 대학교 경영대학원 석사과정 수업에서 경험한 일입니다. 그 수업은 주로 학생들이 주어진 주제에 대해 발표하고, 교수와 학생들이 질문하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그날은 한 일본인 학생이 발표자였습니다. 그 학생은 발표 초반에 몇 마디 하더니 그만 말문이 막혀 버렸습니다.


발표할 내용을 잊어버려서 그런 것인지, 언어장벽 때문인지, 긴장감을 조절하지 못해서인지 이유는 알 수 없었습니다. 하여간 그 학생은 말문이 막혔고, 어떻게 발표를 이어가야 할지 매우 힘들어하고 있었습니다.


더 안쓰럽게도 교수와 계단식 강의장에서 앉아 있는 많은 학생의 눈동자가 계속 그 학생을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마음을 편하게 하는 간단한 농담을 한다든지, 격려 멘트라도 있었으면 그 상황을 벗어날 수도 있었을 텐데. 누구로부터도 어떠한 도움도 받지 못했습니다. 그 학생은 5분 이상 서서 고개를 숙였다가 다시 강의실 천정을 올려보기를 반복하면서 힘들어하다가 결국 포기하고 자기 자리로 돌아갔습니다.


“우리 회사에 지원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

(지원자는 순간 답변이 떠오르지 않아 당황하면서 10초 이상 침묵이 지속된다.)

(지켜보던 한 면접관이 미소를 띠며 말한다.)

“막연하지만 어떤 좋은 느낌이 있었기 때문인가요?”

“예, 예, 그렇습니다”

(짧은 대답을 듣고 면접관은 다음 질문으로 넘어간다,)


약 30년 전, 취업 준비 초기에 어느 기업 면접에서 겪었던 상황입니다. 이름이 알려진 중견기업이었지만, 그 기업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지 않고 지원했었지요. 사실 ‘합격한다고 해도 입사를 했을까, 아니면 입사했어도 계속 다녔을까?’ 하는 마음으로 깊이 생각하지 않고 지원서를 낸 곳이었습니다.


입사지원자가 당연히 준비해야 하는 기본적인 질문인데도 한 번 당황하니까 순간적으로 두뇌가 마비된 듯 답변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당황하지만 않았다면 어떤 식으로든 답변했을 텐데, 압박감 때문에 생각이 멈추었지요. 다행히 힘든 상황을 해결해 주기 위해 면접관 한 분이 친절하게 도와줘 위기 상황을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많이 흘러 제가 면접관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신입사원 선발 지원자들은 대부분 나이가 어립니다. 특히, 고등학교 학력자를 선발할 때는 만 18세에서 20세의 사회 경험이 없는 지원자들입니다. 간혹 면접장에 들어서면 압박감 때문에 답변하지 못하는 지원자를 여러 번 만났습니다. 처음부터 어려운 질문을 하면 지원자는 더 힘들어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가 누구인지, 최근 재미있게 본 드라마는 무엇인지, 교통편은 무엇을 타고 왔는지 등 몇 가지 간단한 질문을 하면서 분위기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채용면접에서 면접대상자가 이렇게 순간 당황하면서 답변하지 못할 때 면접관이 슬쩍 도와주는 것이 꼭 필요한 행동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끝까지 답변을 기다리거나, 지원자를 도와주기보다 바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는 것이 좋을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면접에서 긴장하지 않는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 선발의 중요한 기준이 아니라면 면접관이 이런 상황을 어떻게든 도와주는 것이 적합한 인재를 선발하는 데 필요합니다.


조직에 적합하고 뛰어난 잠재력을 갖춘 인재를 긴장감이라는 것 때문에 선발하지 않고, 상대적으로 적합하지 않은 지원자를 긴장감에 둔감하다는 이유로 선발한다면 지원자나 선발하는 조직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겠지요. 면접에서 긴장감을 없애는 것은 지원자나 면접관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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