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일할 때, 왜 힘이 줄어들까?

[조직행동 11] Social Loafing: 사회적 태만

by witsfinder

가족과 함께 해외에 나가 공부하는 30대에게는 할 일이 더 많았다. 언어와 문화 장벽, 학업 부담은 기본적으로 겪는 어려움이다. 큰 아이 학교생활, 둘째 아이 양육 등도 배우자와 같이 해야 하기에 독신자보다는 바쁘다. 시간은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잠은 하루 3~4시간 정도 잘 수밖에 없었다. 성적은 철저하게 상대평가로 결정된다. 이런 가운데 선택할 수 있는 생존전략은 '선택과 집중'이었다. 한 학기 5~6과목 중 2~3과목에 집중해야 졸업 가능한 성적을 받을 수 있었다.


'Tools for TQM(품질관리를 위한 도구)'이라는 수업은 팀단위로 진행되었다. 팀원끼리 과제를 나누어 수행하고 중간중간에 미팅을 한다. 몇 차례 실험을 하고 피드백도 반영해야 한다. 그런데, 그 과목에서 살짝 힘을 뺄 수밖에 없었다. 맡은 부분에 대한 검토가 부실했고, 중요한 실험을 하는 날에 한 번 빠지기도 했다. 큰 아이 학교 캠프 데려다주는 것, 아기 데리고 공원 산책하는 것 하지 않았다면 그 팀에서 맡은 역할에 조금이라도 더 충실할 수 있었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팀원들의 표정이 그리 좋지 않다고 느껴졌다. 스스로의 미안함 때문에 받는 느낌이었을 것이다.


살아오면서 이렇게 해야 할 몫을 다른 사람에게 떠넘긴 적이 얼마나 있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아마 많이 있었을 것이다. 이런 행동이 집단 내에서 태만이다.


태도가 항상 일관성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직장생활 대부분에서는 일 중독자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자기 역할을 하지 않고 무임승차하는 사람들은 마음속으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부하 입장으로서는 무시하고, 상사로서는 가혹하게 대했다. 모두 성과를 위해 힘쓰고 있는데 혼자 여유를 즐긴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면서도 자신도 어떤 때는, 또 어떤 일에는 힘을 덜 들였을 수도 있다.


Max Ringelmann은 프랑스 농업공학자였다. 그는 농업의 작업환경에서 말이나, 사람, 기계 등의 힘을 사용할 때 생기는 동력의 효율성에 관심이 있었다. 그는 연구과정 중 줄다리기 실험을 했다. 줄다리기에 참여하는 사람이 늘수록 1인당 힘이 줄어드는 것을 발견하고 이를 분석했다. 후속 연구에서 정리된 수치를 보면, 줄다리기에서 1명이 혼자서 내는 힘이 100%라고 한다면, 그 힘이 2명일 때 93%, 3명일 때 85%, 4명일 때 77% 등으로 줄어들었다.


그는 1913년에,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개인의 힘을 단순 합산한 것보다 집단의 힘이 실제 줄어드는 현상을 발표했다. 프랑스어로 작성된 그 발표자료는 접근하기 어려워, 다른 학자들이 영어로 정리한 자료를 참고하였다(Kravitz, 1986). 기나긴 인류 역사에서 이런 현상을 알게 된 것이 새삼스럽게 발견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Ringelmann은 이 현상을 실험하고 수치화해서 설명했다.


이후 사람들이 혼자서 일할 때보다 여러 명이 같이 일할 때 노력을 덜 들이는 현상을 '링겔만 효과(Ringelmann effect)'라고 부르기도 하며, 더 넓은 개념으로는 '사회적 태만(social loafing)'이라고 한다.


이와 반대로 스포츠 팀, 연구 협업 등 여러 명이 같이 일할 때 각 개인들이 하는 것보다 많은 성과가 나타나는 것은 시너지(synergy) 효과라고 한다. '1+1=2'가 아니라 3 이상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사회적 태만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원인에 따라서는, 원래부터 기여하기 싫어하는 이기적인 사람이라면 채용할 때 걸러내야 한다. 기존 구성원 중 태만하는 사람들에게는 개인 기여도를 구체화하고, 성과 평가를 명확히 해야 한다. 태만이 구성원 사이의 갈등으로 발생한다면 리더가 조정해야 한다. 모든 구성원들이 한 시점에 힘을 모아야 할 때가 있는데, 각각 다른 시점에 힘을 쓰고 있다면 그것도 리더가 해결할 역할이다.


그런데, 잠시 손을 놓는 행위가 모두 태만일까?


몇 명의 예비역 여군들이 거친 파도를 헤치고 고무보트의 노를 저어 가고 있다. 이들은 목적지에 빨리 도착하기 위해 다른 팀과 경쟁하고 있다. 현역군인이 아닌 데다가, 이미 앞에서 다른 미션을 수행하면서 체력을 많이 소모한 상태다. 그들 가운데 근육경련과 과호흡으로 힘들어하는 팀원이 있다면 다른 사람들이 더 힘을 쓴다. 그 사이 그 팀원은 쉬면서 근육의 피로와 호흡을 회복하고 다시 힘을 낼 수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집단이나 조직에서 누군가 잠시 손을 놓는 것은 태만이 아니라,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경우도 있다.


* 참고자료

Kravitz, D. A., & Martin, B. (1986). Ringelmann Rediscovered: The Original Article.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Vol. 50, No. 5, 936-941.

Karau, S. J., & Williams, K.D. (1993). Social Loafing: A Meta-Analytic Review and Theoretical Integration.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65(4), 681–706.

** 이미지 : AI 활용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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