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면접관이라고 할까?

면접에 관한 기본적인 질문

by witsfinder

법관, 집행관, 경찰관, 근로감독관 등의 호칭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일과 관련해서는 가능하면 부딪히고 싶지 않다. 무언가 문제가 생겼을 때 만나는 사람들이다. 간혹 업무상 접할 때도 있는데, 괜히 주눅이 든다. 이 직업 명칭에 들어가는 ‘관(官)’은 법률에 따라 국가 기능을 수행하는 사람 또는 직무를 의미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공공 분야뿐만 아니라 사기업, 학교 등 민간에서도 일자리 뒤에 ‘관(官)’을 붙이는 경우가 있다. 입학사정관, 시험감독관, 심사관 등 그 자리에 일정한 권위를 부여하려는 의도로 만든 말이다.


면접관(面接官)도 그 가운데 하나이다. 면접(interview)은 단어 의미 그대로 서로 마주 본다는 뜻이다. 진행하는 사람(interviewer)과 면접하러 온 사람(interviewee)으로 이루어진다. 회사와 지원자가 서로 얼마나 적합한지 대화하면서 확인하는 자리이다.


면접관이라는 말이 언제부터 사용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관(官)이라는 용어를 쓰게 된 배경에는 관료제 중심의 위계 문화가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용어는 면접을 자유로운 양방향이 아닌 권위적인 단방향 관계로 인식하게 한다. 면접관은 질문하고 평가하는 주체, 지원자는 수동적으로 답변하고 평가받는 대상자로 프레임이 정해진다.


간혹 뉴스나 SNS에서 논란이 되는 면접관의 반말, 모욕, 사적 질문 등 갑질 논란도 이름에 감투를 붙여 놓은 것에 일부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면접관은 관직이 아니다. 채용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평가를 담당하는 기업 또는 기관의 대리인일 뿐이다.

최근 기업들이 면접관 교육을 통해 쌍방향 대화를 강조하고 있다. 시대 변화를 반영하여 공공 분야든, 민간 분야든 ‘면접평가자’ 또는 ‘면접진행자’가 더 적합한 용어인 것 같다. 다수가 면접을 진행하는 경우 ‘면접위원’도 적절하다.


면접에 관한 글을 쓰면서 처음에는 이렇게 새로운 용어로 바꾸는 것에 도전해 보고자 했다. 그러나 언어라는 것이 오랜 시간 사회적으로 공감대를 얻어 형성된 것이고, 서로 소통이 되어야 한다. 한 개인이 바꾸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절감했다. 결국 면접관이라는 말을 그대로 쓰기로 했다. 그렇지만, 언론·학계·기업 인사담당자들이 함께 용어 전환에 대한 사회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면접하러 온 지원자를 면접대상자 또는 피면접자라고 하는 표현은, 면접에서 수동적 대상이라는 느낌을 준다. 영어에서도 피면접자(interviewee)라는 단어보다는 지원자(applicant)라는 용어를 많이 쓰고 있다. 여러모로 ‘지원자’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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