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일, 적합성을 찾아가는 과정

가장 적합한 일이라는 것은 있을까?

by witsfinder

인사관리 업무 중 하나는 사직 처리다. 채용되어 조직에 들어오는 사람이 있으면 나가는 사람도 있다.


징계나 구조조정으로 조직을 떠나기도 하지만 예외적이다. 자발적으로 퇴직하는 의원면직이 대부분이다. 정년이 보장되고 경력직 채용 관행이 적은 기업에서는 이직이 주로 입사 후 4년 이내 이루어진다. 근무조건과 조직문화에 적응할 만한 사람들은 계속 남아서 일한다. 오래 근무할수록 다른 곳으로 이직하기도 힘들어진다.


사직서를 제출하면 퇴직 의사를 확인하기 위해 이직면담을 한다. 규모가 크고 관료화된 조직이면 채용담당과 이직담당이 구분되어 있다. 채용담당자는 관심 가지지 않으면 입사한 사람이 어떻게 이직하는지 알 수도 없다. 이직면담은 서로 얼굴 보지 않고 전화 통화로도 많이 한다.


때로는 인사담당자가 사직서를 서랍에 넣어놓고 그냥 기다리고 있으면 다시 찾아가는 유형이 있다. 직속 상급자나 동료, 고객과 싸우고 우발적으로 사표를 낸 경우다. 시간이 지나 감정이 가라앉으면 그만 둘 생각을 접는다. 며칠 동안 출근하지 않기도 하는데, 상급자가 ‘어떻게든 설득해 볼 테니 사표 처리를 잠시 미뤄 달라’고 부탁할 때도 있다. 물론 요즘은 사직서를 온라인으로 제출하기는 하지만 이런 현상이 생기는 것은 마찬가지다.


다른 기업에 이미 취직했거나 떠날 의사를 확고하게 굳혔으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라고 권고하는 것이 별로 실효성이 없다. 질병이나 가정사 등으로 사직하는 경우도 그렇다. 조직생활 자체가 적성에 맞지 않는 사람도 있다. 일이라는 것이 꼭 조직이라는 틀에서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이런 경우 회사에 남아달라고 설득할 필요가 크지 않다.


업무가 분화되고 시스템화된 조직에서는 한 사람이 빠져도 다른 사람으로 쉽게 대체된다. 그동안 교육과 관리에 들어간 비용과 이직자가 쌓은 어느 정도의 역량이 손실될 뿐이다. 다른 일자리가 더 적합할 수도 있는 사람을 굳이 조직에 붙잡아 두는 것이 바람직하지는 않겠다는 생각도 든다.


사직서 내는 사람들은 더 적합한 일에 대해 고민한다. 이직면담을 하다 보면 ‘사람마다 어떤 일이 가장 적합한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하게 된다. 가장 적합한 일자리는 어떤 조건을 갖추어야 하는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일’, ‘가장 잘할 수 있는 일’ 그리고 ‘풍족하게 돈을 벌 수 있는 일’ 이 세 가지 조건을 갖추었다면 이상적인 일자리가 될 것이다.


직업이란 기본적으로는 돈을 버는 것, 즉 경제적인 수입을 얻는 것이 목적이다. 그렇지만 좋아하는 일이 아니라면 만족을 느끼면서 계속 일하기 어렵다. 평균적인 사람보다는 그 일을 더 잘할 수 있어야 경쟁력을 갖추고 성장할 수 있다. 한편,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이지만 돈을 벌지 못한다면 취미 수준이지 직업이라고 할 수는 없다.

[ 적합한 직업을 위한 세 가지 기준 ]


채용설명회나 대학생 대상 취업 강의할 때, 이 세 가지 기준을 항상 빼놓지 않고 말했었다. 대규모 홀이나 강의장에 앉아있던 많은 사람 중에 이 얘기하는 부분에서 수긍하면서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너무 당연하고 이상적인 기준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취업이 어려운 현실에서 이런 조건을 모두 갖춘 일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현실성이 없어 보인다. 그래도 지향점은 있어야 하므로 그렇게 말했었다.


사실 이 개념은 독창적으로 생각한 것이 아니다. Jim Collins가 저서 『Good to Great』에서 제시한 기업이 생존하고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 갖추어야 할 세 가지 조건을 변형한 것이다.


현실에서 이 세 가지 조건을 다 갖춘 일자리를 얻는 것이 어느 정도 가능할까? 특히, 대학교 졸업한 20대 후반 이후 미취업 청년들에게 이 기준을 모두 갖춘 직업을 찾으라고 권하기는 쉽지 않다. ‘어느 정도 적합한’ 일자리를 구한 다음, 일하면서 자신에게 더 맞는 직업을 찾아보라는 것이 현실적이다.


이보다 더 현실적인 말은 정말 하기 싫은 일이 아니라면 일단 어떤 일에 적응해 보라고 하는 것이다. 일단 부딪혀봐야 비로소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지 않는지, 어떤 일에서 성취감을 느끼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 자체가 긴 여정이다. 중년의 나이가 되어서도 찾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문제는 좋아하는 일이 운명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고 계속 마음이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같은 일(직업)을 하더라도 일을 하는 조직(직장)은 다르다. 자신에게 아주 잘 맞는 조직이 있다면 이상적이다. 그렇지만 현실에서는 그럭저럭 평범한 조직이 대부분이다. 사실 어떤 조직에서 일하든 사람관계 등 어느 정도 기본적인 어려움을 감내해야 한다. 보수나 복지, 근무 환경, 업무 만족도, 성장 가능성 등 여러 조건에서도 조직마다 장단점이 있다.


채용담당자들의 우선적인 목표가 우수한 사람을 뽑는 것일까? 물론 우수한 인재 채용이 중요한 목표다. 그렇지만, 그보다는 조직에 아주 부적합한 지원자를 선발과정에서 걸러내는 것이 가장 절박한 임무다. 우수 인재는 적정수준의 사람들을 교육과 일을 통해 양성할 수 있다. 그렇지만 부적합한 사람이 조직에 한 번 들어오면 여러 가지 문제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은 가장 적합한 일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한편, 조직이 부적합한 사람을 걸러내듯 개인도 우선 가장 부적합한 일이 무엇인지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는 과정도 중요하다. 결국 채용과 이직은 서로의 적합성을 찾아가는 긴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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