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조직의 두 가지 생각 방식

[조직행동 18] System 1 & System 2

by witsfinder

사람이 정보를 받아들이고,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을 항상 똑같은 방식으로 할까? 그렇지는 않다.


처음 자동차 운전을 배울 때는 각종 장치의 기능을 하나씩 생각하며 작동한다. 브레이크, 가속페달의 위치를 머리에 떠올리고 밟는 정도에 따라 달라지는 차체 움직임을 집중하여 확인한다. 핸들을 조작할 때 차체 움직임도 의식한다. 이때 주로 작동하는 것이 ‘시스템 2(system 2)’다.


몇 개월 이상 운전하면 기본적인 장치 조작은 굳이 머리로 의식하지 않아도 몸이 알아서 한다. 갑자기 다른 차가 끼어들면 반사적으로 브레이크를 밟는다. 음악 듣거나 대화하면서도 운전할 수 있다. 이 때는 '시스템 1(system 1)'이 활성화되어 작동한다.


낯선 도시에 도착하여 지도를 보면서 목적지를 찾아 거리를 걸을 때는 시스템 2가 작동하고, 오랫동안 살아온 익숙한 동네 거리를 산책할 때는 시스템 1이 작동한다.


대니엘 카너먼(Daniel Kahneman)은 심리학자로서 행동경제학 분야에 기여하여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인물이다. 그는 사람이 생각하고 판단하는 방식을 이렇게 두 가지 시스템으로 나누었다. 시스템 1은 습관과 경험을 바탕으로 빠르게 판단하고 행동한다. 직관적으로 판단하지만, 때로는 오류와 편향에 빠질 수 있다. 시스템 2는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계산하고, 분석할 때 작동한다. 주어진 문제를 깊이 이해하거나, 세부적인 규칙을 따를 때 나타난다.


사람은 이렇게 두 가지 사고 시스템이 같이 작용하여 살아간다. 항상 모든 일에 주의력을 높이고 의식적으로 판단하려면 인지적인 에너지를 많이 소모한다. 일정 부분은 습관에 맡겨야 한다. 그렇지만 새로운 상황이나 문제에 부딪혔을 때는 근본적인 부분을 바라보고 깊게 생각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가끔씩은 일상적으로 반복하는 것들도 한 걸음 떨어져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그러면 '사람'이 아닌 '조직'이 돌아가는 것은 어떠할까? 자세히 보면 조직도 각각 고유한 특성이 있고, 사람처럼 변화에 반응하고 행동한다. 조직도 당면한 문제에 관한 정보를 받아들여 처리하고, 의사결정을 내리고, 일정한 조치를 통해 행동한다. 기능이 여러 부서와 담당자로 나뉘어 있을 뿐이다. 이 과정에서 조직에서도 시스템 1과 시스템 2가 작동한다.


조직 차원의 시스템 1 역시 빠르고 자동적이다. 서로 말하지 않아도 아는 약속, 눈빛만으로 통하는 '우리 조직에서는 원래 이렇게 하는 거야'라는 암묵적으로 정해진 것들이 있다. 조직문화와 관행에 의해 움직인다.


조직이 시스템 1로 작동하면 변화에 빨리 대응할 수 있지만, 매너리즘에 빠져 위기에 둔감할 수 있다. 잘못된 관행이 굳어지면 조직 내에서는 그 문제를 인지하기조차 쉽지 않게 된다.


조직의 시스템 2는 속도가 느리고 의식적이다. 자료를 검토하고, 업무절차를 만들고, 새로운 매뉴얼을 작성하는 체계적인 행위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시장분석과 전략방향 검토, 내부 감사 등도 포함된다.


그런데 이런 방식이 너무 강해지면 현장 감각이 약해진다. 절차와 분석이 지나치면 민첩성도 저하된다. 분석하고 보고서 작성하는 도중에 여건은 이미 바뀌어 있을 수 있다.


조직에서도 두 시스템이 균형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관행이 공식적인 업무절차를 무너트리지 않으면서도, 제도가 문화를 억누르지 않도록 적절히 조정해야 한다. 시급한 결정을 내릴 때는 조직의 감각에 따르되, 중요한 선택일수록 시간을 가지고 숙고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결국 두 시스템을 조율하여 균형을 맞추는 것은 리더가 할 역할이다.


*참고자료

https://en.wikipedia.org/wiki/Thinking,_Fast_and_Slow

March, J. G. (1991). Exploration and Exploitation in Organizational Learning. Organization Science, 2(1), 71–87.

** 이미지 : AI 활용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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