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에 관한 한 학생의 날카로운 질문

핵심가치와 인재상

by witsfinder

우리나라에서 가장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다닌다는 대학교에서 채용설명회를 한 적이 있다. 시간이 되자 계단식 강의장에는 대략 150여 명의 학생이 자리에 앉아 있었다.


우선 내가 회사의 채용제도를 설명하고 나서, 동료 2명이 각각 복지제도와 회사생활에 대해 설명하는 일정이었다. 시간계획을 맞추기 위해서 질문은 발표자별로 설명이 끝난 후 한 번에 받겠다고 안내했다.


면접방식에 대해 설명하던 중 한 남학생이 돌연 손을 번쩍 들고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질문을 했다.


"○○○○사는 기업의 핵심가치와 인재상을 어떻게 면접질문에 구조화해 정렬하고 있나요?"


일반적으로 학생들이 하는 질문은 아니었다. 면접질문에 관해서 '구조화', '핵심가치와 정렬'과 같은 용어를 사용하는 것을 보면 학부나 대학원에서 인사관리 과목을 수강한 학생으로 추정된다. 나는 다소 놀랐지만 아무렇지 않은 듯 담담한 어투로 답변했다.


"조직의 미션과 비전 달성을 위해 전 구성원들이 모두 공유해야 하는 핵심가치는 인재상으로 구체화되어 있고, 특히 인성면접은 인재상에 적합한 정도를 평가하기 위한 질문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기존 구성원 중에서 핵심가치를 높은 수준으로 발휘하고 있는 우수인재들의 태도나 행동 특성을 도출하고, 그것을 면접질문과 세부 평가기준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선발과정에서 핵심가치와 인재상을 면접질문에 얼라인(align)하여 구조화하는 것은 아주 기본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기업들은 그렇게 하고 있어요."


이렇게 퉁명스럽게 영문 용어까지 섞어가며 답변한 이유는 질문은 설명이 끝나고 받겠다고 분명히 안내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발표 도중 질문한 것에 대한 약간의 불쾌함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그 내용이 교과서적이라 혹시 발표자의 이론적 지식수준을 확인하고자 한 것은 아닌지 의심했었다. 물론 그것은 순전히 나의 오해였을 수 있다.


그런데 그 질문자에게 다음과 같은 현실적인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기업들은 보통 3~5개 자사의 핵심가치를 정하고 있는데, 내용은 상당 부분 비슷하다. 아마도 100대 기업의 핵심가치를 다 모아 놓아도 중복되는 것 제외하면 20개 이내로 한정될 것이다.'

'실제로는 '변화·선도', '창의혁신', '도전'이나 '정도경영', '정직', '윤리'와 같이 의미가 크게 겹치는 항목도 많다. 따라서 핵심가치가 기업의 역사와 사업전략에 맞게 차별화되기는 쉽지 않다.'

'결국 인성면접은 일반적인 수준의 인성과 태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수준에 머무른다.'


현실에서 핵심가치-인재상-면접질문을 기업별로 고유하게 차별화하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인재상에 맞는 지원자 선발은 채용에서 추구하는 기본 원칙으로 남아있다.


핵심가치는 조직이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보여주는 가치이자, 구성원의 사고와 행동의 기준이 된다. 인재상은 이러한 핵심가치를 보유하고 있는 구성원의 태도나 역량이다. 핵심가치를 개인 차원의 행동 특성으로 표현한 것이다. 기업이 중요시하는 가치와 이런 가치를 가진 사람의 태도는 사람을 뽑을 때도 중요한 기준이 돼야 한다.


예를 들어, 핵심가치가 '변화·혁신'인 경우 인재상은 그 가치를 내재화한 구성원의 모습이므로 '끊임없는 도전으로 바람직한 변화를 일으키는 인재'라고 정의할 수도 있다. 입사지원자가 인재상에 적합한지 평가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면접질문을 할 수 있다.

경험기반: "기존에 하던 관행을 새로운 방식으로 주도적으로 바꿔 본 경험이 있나요?"

상황기반: "지금까지 누구도 해 본 적이 없던 일을 새롭게 하게 된다면 어떻게 추진하겠습니까."


'협업'이 핵심가치면 인재상은 '공동목표를 위해 타인을 이해하고 상호 협력하는 사람'이라고 정할 수 있고, 다음과 같이 질문할 수 있다.


경험기반: "의견이 다른 팀원과 갈등이 생겼던 경험을 말해 주세요. 그 상황을 어떻게 해결했나요?"

상황기반: "갈등이 있는 다른 부서 직원과 같이 일한다면 그 상황을 어떻게 해결하겠습니까?"


결국, 기업의 핵심가치와 인재상을 미리 확인하고 답변 준비하는 것은 지원자가 면접 준비 과정에서 해야 할 중요한 일 가운데 하나다. 면접 준비뿐 아니라, 입사 후 성과평가나 역량평가를 받을 때도 중요한 기준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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