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4일 금요일 오전 10시 53분-첫 번째 수다모임(3)
"한국 사람들은 왜 그렇죠? 전 여행 다니면서 사람들이 저에 대해 물어보는 것에 신물이 났어요. 아니, 내가 여행 간다고 자기들한테 돈 한 푼을 달랬나, 밥 한번 사달란 적이 있길 하나 왜 잠재적 백수 취급이냐고요. 어제는 터미널 갔다가 헤매는 한국 사람들 건져서 썽태우 같이 타고 나오다가 완전 봉변당했다니까요. 나이 많은 사람들은 꼰대라서 그러려니 생각이라도 할 수 있지 색안경은 20대도 별 차이가 없는가 싶어요. 이정도 되니 이제 한국사람 있는데는 가까이 가기도 싫을 지경이에요. 다른 분들은 그런 적 없어요?"
"가브리엘님, 지금 준비 과정 없이 갑자기 감정이 너무 고조된 상태인데요, 잠깐 숨을 크게 한번 내쉬고 처음부터 이야기를 해보죠. 저는 지금 가브리엘님의 감정을 따라갈 수가 없어요. 다른 분들은 어떻게 들으셨나요?"
연마담이 그의 말을 자르고 들어갔다.
"이제 막 주제 잡고 이야기 시작하는데 막 속사포로 몰아치니 정신이 없어요."
은하가 말했고 엘리가 동의했다.
"가브리엘님 다른 분들은 가브리엘님의 이야기를 그렇게 듣고 있다고 하네요. 다른 분들이 이해하기 쉽게 접근을 해보면 어떨까요? 어제 있었던 일을 차근히 설명해주시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격려하듯 연마담이 말했다.
"어제 사람 데리러 터미널에 갔는데 시간이 어긋나서 못 만나게 됐어요. 돌아가려는데 커플 둘이 두리번거리고 있더라고요. 딱 봐도 한국인이에요. 그래서 썽태우 탈 줄 몰라서 그러는가보다 싶어서 가서는 오지랖을 먼저 부렸죠. 근데 탈 줄 모르는 게 아니고 태국인들처럼 20밧에 타고 싶은데 그렇게 안태워주니까 그게 싫어가지고 머뭇대고 있는거더라고요. 30밧에 흥정해주고 같이 타고 타패로 나왔어요. 숙소도 완전 구석으로 잡아놔서 지도보고 설명까지 해줬거든요. 기사가 길을 알겠다고 해서 한숨 돌리는데 말을 걸더라고요. 처음에는 태국 되게 잘 아신다고 말도 잘한다고 그러길래 장기여행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익혀진다고 그랬더니 나이는 몇살이냐, 어디서 왔느냐, 학교는 나왔냐, 결혼은 했냐, 언제까지 이렇게 살거냐, 여행은 무슨 돈으로 다니는거냐 물어보는 거예요."
반항적인 눈빛과 대조되는 고분고분한 말투로 가브리엘이 말했다.
"가브리엘님. 한국 사람의 정서에서 젊은 사람이 외국에서 아예 정착을 한 것도 아니고 한국과 외국을 왔다 갔다 하면서 살면 집이 잘 사는가, 직업이 좋아서 가능한가 궁금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저라도 궁금할 것 같아요."
"아 남이야 그렇게 살 건 말 건 왜 궁금하냐고요. 게다가 물어보는 톤이 완전 무시하는 말투였다고요. 호기심이라도 기분 나쁠 판에 무시를 깔고 들어오더라고요."
"그렇게 느끼셨군요. 그래서 가브리엘님은 어떻게 하셨나요?"
"좀 비꼬아가면서 대답했죠."
"무례하다. 기분 나쁘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왜 그런 질문을 하냐고 기분 나쁜 마음을 솔직하게는 말씀 안하셨어요?"
"네."
"어째서 그러셨을까요? 싫다고 한마디 했으면 그 모든 불편을 한방에 잠재울 수 있으셨을 것 같은데요."
대답을 할 것처럼 가브리엘의 입술이 몇 번 달싹이다 닫혔다.
"다른분들은 가브리엘님과 같은 경험을 하신적이 없으신가요?"
조용한 가운데 내가 입을 열었다.
"제가 만난 여자들은 초등학교 교사라더라고요. 아무것도 없는 동네 중간에서 헤매고 있는 게 안 돼보여서 제 쪽에서 먼저 말은 걸었는데 센탄 백화점 가는 길이라길래 나도 마침 가는 길이니 같이 가자고 걸었어요. 여행왔냐 묻길래 장기여행자라 그랬죠. 얘기 듣더니 표정이 구려요. 저는 그게 무시하는 거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그 사람들 데려다주고 돌아서서 생각하니까 그게 무시를 넘어선 혐오하는 표정이었던 거예요. 그 여자가 장기 체류자라는 인간들은 일도 안하면서 대체 뭘 하고 뭉개고 사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했는데 제가 목에 핏대를 세워가면서 장기체류자들 편을 들었거든요."
"어차피 스치면 끝일 사람인데 왜 그렇게 핏대를 세워가며 장기체류자들 편을 드셨어요?"
"그러게 말이에요. 몰랐다곤 하지만 저도 마음으로는 뭔가 켕기는 게 있었는지도 모르죠. 저도 장기체류자니까요."
"다니다보면 진짜 별별 사람 다 만나요."
가브리엘이 끼어들었다.
"가브리엘님은 장기 여행자의 사정을 꼬치꼬치 캐묻는 사람들을 보면 불편한가 봐요."
"네. 짜증나잖아요. 자기랑 상관도 없는데 뭐나 되는 것처럼 사람을 한심하게 보고 말이야. 게다가 그런 사람들이 선생이라니. 애들이 뭘 보고 배우겠어요?"
"네, 그런 선생 아래서 배울 아이들이 안 되기는 했지요. 그래도 가브리엘님하고 당장 관계는 없는 일이잖아요. 그 사람들이 가브리엘님까지 싸잡아 욕한 기분이 들었을 수도 있지만 가브리엘님에게는 장기여행자 대우를 해줬고, 장기 체류자들에게는 자기 편견으로 무시를 했던 것 같다 느껴지는데요. 가브리엘님은 그에 맞서서 왜 핏대까지 세워가며 체류자들 편을 들었을까요?"
"재수 없잖아요. 좀 좋은 직업 가졌다고 사람을 막 무시해도 된다는 듯 굴면서 지 무례한건 생각도 안하고."
"그렇군요. 가브리엘님은 어제 마주쳤던 여행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따로 있으셨어요? 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면 지금 이 자리에서 한번 해보세요."
"그 여자들은 눈알 뒤집고 입속 헤집어보면서 시장에서 개 고르듯 저를 대하더라고요. 내가 자기에게 무해하고 아니, 모르는 길 안내까지 해줬으니 무해한 걸 떠나서 유해한 거 아닙니까?"
"그렇군요. 가브리엘님의 마음은 이제 저희가 잘 이해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가브리엘님, 제가 처음에 가브리엘님에게 했던 이야기를 기억하시나요? 저는 어제 가브리엘님을 속상하게 했던 그 여자들에게 한소리를 하시라고 말씀드렸었는데 가브리엘님은 설명만 하셨어요. 이제 하시고 싶은 말씀은 다 하셨다고 생각을 하고 지금부터는 어제 그 여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을 해보시면 어떨까요."
"야 이 우물 안 개구리들아! 세상 사람들이 다 니 방식으로 살지는 않거든!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자기 억울했던 이야기를 하실 때는 길게 이야기를 하시더니 막상 그걸로 자기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에게는 진짜 딱 한마디만 하고 마시네요?"
사람들이 웃었다. 나도 따라 웃었다. 웃다가 불쑥, 말이 나왔다.
"여행자 신분으로 계신 게 아닌 분도 계신지라 모두 다 같은 경험치를 바탕으로 이해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아직 치앙마이 신참이지만 앞으로 1년 이상 더 여기 머물게 될 미래 장기여행자로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저도 가브리엘님과 비슷한 경험이 있거든요. 아마 앞으로도 있을 테고요."
집중한 사람들 가운데서 목소리를 내려니 숨이 차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숨을 한번 몰아쉬고 말을 이어나갔다.
"제가 봤을 때 여기서 만난 사람들은 저한테 관심이 없어요. 제가 어떤 사람인지, 제가 자기하고 죽이 잘 맞는 사람인지 아닌지 그런 건 사람들의 관심사가 아니에요. 저는 여기에 오면 나이 직업 다 떼고 친구를 사귈 수 있을 줄 알고 그렇게 기대하며 왔거든요. 그런데 사람들이 알고 싶어 하는 건 오로지 제가 두고 떠나온 것에 대한 것뿐이었어요. 원래 너는 어디에 살았는지. 원래 너는 어느 학교를 나왔는지. 원래 너는 어떤 일을 했었는지.
아니, 다 팽개치고 배낭 하나 들고 떠나온 건 의사건 거지건 마찬가지 아닌가요? 자기 호기심을 위해서 남의 개인적인 사정을 막 쑤셔대요. 어쩌면 여행지라서 더 그런지도 모르죠. 돌아서면 안 볼 거니까 더 거침없이 막대할 수 있는 거죠. 제가 뭐, 그럴듯한 이유라도 하나 던져주면 나을까요? 결혼할 때 다 되어 오래사귄 남자한테 배신당해서 다 내려놓고 왔다고 하면, 열심히 일하던 직장에서 정리해고라도 당하고 떠난 길이라고 하면, 그 정도 이유 쯤 되면 아 그렇구나 할까요. 그쯤 되면 그럴 수도 있는 일로 받아들일까요. 그런데 어쩝니까.
제가 다니면서 본 바로는 저도 그렇지만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그럴싸한 사연 같은 건 없던데요. 대부분은 오랫동안 바라던 여행을 오랫동안 고민한 끝에 떠나잖아요. 현실 고민도 해가면서 때로는 현실도 버려가면서. 여행을 가는 이유는 가고 싶어서고 거기서 뭐하고 뭉개고 있냐고 묻는다면 여행한다고 답할래요. 내가 이해할만한 대답을 내놓으라는 전제가 깔린 질문을 받는 것에 지쳐요. 나는 내 나름대로 그럴만한 이유도 있고 그럴 수 있는 이유도 있는데 그 길고 개인적인 사연을 만나는 사람 모두에게 다 들려주는 것은 쉽고 어려운 것의 차원이 아니죠. 그러고 싶지가 않다는 거죠. 내키지가 않아요. 싫다고요.
여행 초기에는 멋모르고 구구절절 털어놓은 적도 있는데 대부분이 그렇구나 하면서 이해하기 보다는 나라면 어떻게 하겠다면서 판단부터 시작하는 걸 보며 기분 나쁘더라고요. 나는 질문에 대한 답을 해 준거지 내 선택에 대해 판단을 내려달라는 부탁을 한 게 아니잖아요. 적어도 당사자 앞에서는 자기 잣대로 내린 판단의 결론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무례는 안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길 위에서 만나는 사람은 사람과 사람이어야 하는 거지 가진 재산이나 사회적 지위 혹은 그 외의 것들에 좌우되어야 할 건 아닌 거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치앙마이는 저에게 안정을 주는 도시지만 치앙마이에서 만난 한국 사람은 자꾸 저를 눈치 보게 만들어요."
"여러분들은 지금 자조모임의 상담 패턴을 보고 계십니다. 한 사람이 어떤 이야기를 하게 되면 나머지 집단원은 그 이야기를 듣고 떠오르는 생각이나 감정, 궁금증을 숨김없이 꺼내놓는 거지요. 그게 무례한 질문이 될 거라거나 상처가 될 거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이 자리는 누구를 판단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고 한 집단원을 위해 다른 집단원이 힘을 내어 같은 곳을 바라보고 때로는 보지 못하는 길을 먼저 보고 돌아와 알려줄 수도 있는 역할을 돌아가면서 하는 것입니다. 첫 날이라 다른 이야기가 길어서 오늘은 이렇게 맛보기로만 장 진행을 하고 마무리 할까 합니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려 여러분들 모두에게 골고루 이야기를 할 시간이 주어지지는 않았지만 다음주는 시간 배분이 좀 더 안정적이 될 거라 기대하며 오늘 참석하신 여러분들의 기분이나 느낌을 한마디씩 듣는 걸로 모임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이런 모임은 처음이라 어떻게 진행이 될지 궁금했는데 지금 막 선생님하고 가브리엘님하고 대화 나누고 또 개똥이님 말씀하시는 거 들으면서 이제 좀 감이 잡히는 기분입니다. 아무튼 잘 봤습니다. "
적극적으로 말을 시작했던 것과는 달리 다소 자신감 없는 어조로 말을 맺은 은하에 이어 엘리가 입을 뗐다.
"첫 번째랑 마지막 하기 싫어서 두 번째로 말 얼른 해버리려고요. 오늘 좀 보면서 우와 사람들 말 잘 한다 입을 떡 벌리고 봤어요. 저는 말을 조리 있게 잘 못하거든요."
"어제 그러고 난 후로 종일 기분이 좀 더러웠는데 그래도 털어놓고 나니 마음이 좀 가볍습니다. 나중에 다른 분들 얘기 할 때 저도 잘 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세 번째로 가브리엘이 말을 하고 마지막이 내 차례였다.
"쓸데 없는 이야기를 너무 길게 한 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치앙마이 와서 겪었던 일을 생각하니 가브리엘님 마음이 이해가 가서요. 그런데 나머지 두 분은 장기체류는 하시되 처지가 달라서 입장이 다르니 이해하기 힘든 이야기를 우리들끼리만 한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어요. 다음주에는 다들 같이 할 수 있는 주제로 대화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오늘 좋은 자리였습니다. "
"가벼운 이야기로 모임을 시작의 기지개를 켜는 것을 장을 연다고 표현하는데, 오늘 같은 경우는 첫 시간이다 보니 자기소개를 하는 것으로 대체했습니다. 이 장을 여는데 긴 시간을 쓰느라 오늘은 장을 진행하는 데는 시간을 많이 쓰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장을 진행하면서 느낀 생각을 함께 나누는 것으로 장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짧은 시간이었고 첫날이라 충분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제법 구색을 갖춰 집단 모임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미리 고지를 했다시피 우리 모임은 매주 금요일 오전 열한시부터 열두시 반까지고 길어도 한시를 넘기지 않을 예정입니다. 결석은 하루 전까진 반드시 연락을 주셔야하고 다음시간에는 각자 이 모임에 참석하며 목표하고 싶은 것 한 가지씩을 정해서 발표하는 것으로 모임의 장을 열겠습니다. 모두들 각자의 이유가 있어서 이 모임에 참석을 하게 되셨을 건데 정해진 기간이 있는 만남이고 그 기간이 길지 않으니 큰 거 말고 작은 목표 한가지씩을 세워 그쪽으로 파 들어가다 보면 처음 시작하던 때와 마지막 회기 때의 심리상태, 또는 해결하고 싶었던 것에 대한 답을 찾았는가에 대해 객관적으로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자,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모임이 끝나고 연마담이 끓여준 커피를 마시고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모두들 조금 어색한 듯 또 흥미 있는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다 헤어졌다. 돌아오는 길에는 모임에서 나눴던 여행에 대한 생각이 이어졌다.
나는 지금을 평생 다시없을 기회로 간주하고 최대한 즐겁게 보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현재를 살아가는 누구에게나 마찬가지로 1년쯤 시간을 내어 다른 나라에서 지낸다는 것은 보통 기회가 아니다. 그 기회는 보통의 간절함과 보통의 각오로는 실행할 수도 없다. 이유는 없습니다. 그냥 좋아서, 그냥 여기에 있고 싶어서 여행합니다. 그것이 가장 진실에 가까운 대답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태국 말을 배울 계획도 있고, 여기에서 마주하는 일들에 대해 글을 쓰고 싶은 생각도 있고, 치앙마이에의 정착도 간절히 원하지만 그것은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사실, 그런 말들은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지만 그런 것들을 '여기서 뭘하냐'에 대한 변명성 답변으로 내밀어 잘 알지 못하는 사람과 공유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특히 남자들의 경우는 나의 이야기가 끝나면 혼자서 외롭겠네?류의 시선을 보내오기 일쑤다. 더 심한 경우도 있다.
그렇다. 나는 외롭다. 그렇지만 내가 외로운 것은 소중한 사람과 함께이지 못한 이유이지 무턱대고 내가 여기 혼자 있기 때문은 아니다. 여기에서 필요한 것은 친구이고 사람이지 이성 따위는 아니다. 사람들은 외로움을 곧잘 이성과 연관시키는 착각을 저지르곤 한다. 이미 나에게는 생애 단 하나뿐인 사람이 있으며 누구도 그의 자리를 대신할 수 없다. 그가 없어 외로운 자리는 세상 누구도 채울 수가 없다는 말이다. 어떻게 해볼 수 있겠다는 기대를 담아 건네 오는 말과 눈빛을 알아채게 된 것은 차라리 불행이다. 고민이 깊어간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내 소개와 더불어 나의 인적사항 모두를 숨김없이 밝히는 것이 옳은지 적당한 이유를 만들어내 그럭저럭 받아들이게 한 후 거짓을 기반으로 관계를 만드는 것이 맞는지 알 수가 없다.
아우 그냥, 말하고 싶지 않다고해! 소리를 버럭 지르던 친구 소현이가 말해준 방법을 써 본적도 있지만 말 안하는 사연 있는 대신 말 못할 사연 있는 여자로 보이는 것도 견디기 어려웠다.
선택에 후회하지 않는다. 그것이 잘못된 것이라 생각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타인에게 그것을 판단 받게 하고 싶지도 않다. 단지 그것이 옳지 못한 까닭 때문인지 타인에게 듣는 내 결정에 대한 판단의 결과가 두려운 까닭인지는 분명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