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수술을 지켜본 여자
정여사는 오늘 다섯 번째 수술을 했다.
처음 그녀가 위암 수술을 한 것을 10년 전이였다.
그 수술을 시작으로, 위암 수술 2번 자궁암 수술 2번 그리고 지난여름 다급했던 대장천공술까지....
정여사는 지난 10년간 다섯 번의 대 수술을 담대하게 받아왔다.
그리고 너무도 대단하게 모두 이겨냈다.
사실 지난여름의 대장 천공 수술은 급박했다.
며칠간 원인을 알 수 없어 아파하던 그녀는, 대장에 천공이 생겨서 대장을 절제하는 큰 수술을 했다.
생각보다, 더 큰 수술이어서, 응급실에서 엄청 마음을 졸였던 기억이 난다.
다행히, 천공 수술은 잘 마무리가 되었지만, 장루 주머니를 차야했다.
주치의 선생님 말씀으로는, 그전에 받았던 방사선 시술 때문에 천공 부위는 잘라냈지만, 바로 이어 붙이기가 쉽지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해당 부위가 화상 처럼 다 타버려서 이어 붙이면 바로 장폐색이 올 것 같다고 하셨다. 어쩔 수 없이 3개월간 장루 주머니를 차고 지켜보다가, 자리를 잡으면 이어 붙이기로 했다.
그동안 담대한 모습을 보여 줬던 정여사는 장루 주머니를 차야 한다는 사실에 몹시도 당황했다.
배를 가르는 큰 수술을 받는 것보다, 장루 주머니에 대한 스트레스가 컸다.
장루주머니는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로 알 수 없다.
주기적으로 주머니를 비워줘야 하는 귀찮음은 아무것도 아니다.
주머니를 교체하기 위해선 스프레이를 뿌려서 제거해야 하고, 해당 부위에 맞게 페이스트를 잘라 붙이고, 덧나지 않게 파우더를 뿌리고, 주머니를 달아야 했다. 또, 염증이 생기기 않도록 매일 교체하고 관리를 해야만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정여사 혼자 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식들이 그녀를 도와하는데, 엄마로서 그런 모습을 보인다는 자괴감에 힘들어했다.
그러나, 정여사는 의지가 강한 여성이기에 빠르게 적응해 갔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후, 혼자 외출도 하고, 서툴지만 운동도 하러 나갔다.
겉으로 봐서는 그런 큰 수술을 한 사람이라고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본인 스스로도 그 부분은 자랑스럽게 어겼다.
그리고 오늘 다시 장루를 넣는 수술을 받았다.
상태에 따라서 시간이 길어질 수가 있는 수술이었는데, 다행히 개복을 하지 않고,
해당 부위만 수술을 하게 되었다.
유착이 심하고, 장폐색이 올 수도 있지만, 수술은 무사히 잘 끝났다고 한다.
회복실에서 나오는 정여사의 모습은 지난번 수술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중환자실의 모습보다 훨씬 나아 보였다.
그러나, 수술은 수술이었다.
아파하면서 나오는 정여사의 얼굴을 보니, 애처로웠다.
작은 반동에도 말도 못 하고 손사래만 쳤다.
얼굴도 붓고, 혈관을 찾지 못해서 주사를 놓을 수 없던 손에는 피멍이 가득했다.
잠시후, 정여사는 평소 강인한 그녀의 모습으로 돌아와 괜찮다고, 말해주었다.
정여사가 힘들지 않도록 나는 말도 안돼는 농을 하고, 마사지 춤을 추었다.
다리를 주무르며, 사람들이 정여사를 위해서 기도를 많이 하고 있다고 전해 주었다.
그렇게 길고 긴 다섯번째 수술날 밤이 지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