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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에 가다

수영 배우는 여자

여행을 앞두고, 수영을 배우기로 했다.

계속 배우려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 계속 미뤄졌다.

우리 집에서 유일하게 나만 수영 못하기 때문에 이번에는 기필코 배워야겠다 생각했다.

드디어, 오늘 그 레슨 첫날이다.


집 근처에 시에서 운영하는 체육관이 있다.

이곳은 시설도 좋고, 가격도 저렴해서 시민의 사랑을 받는 곳이다.

그래서 수강 신청이 힘들다.

웬만한 아이돌 콘서트 티켓팅과 맞먹는다.

그걸 내가 두 번째 시도 만에 해냈다. 사실 수강 신청한 것만 해도 이미 승자인 기분이다.

그리고, 아이들 수영시키려 매일 가던 곳인데, 나를 위해서 오는 것은 처음이다.

새로 시작한다는 결연한 의지로, 체육관에 걸어가려고 했으나, 첫날부터 늦을까 봐 운전을 하고 왔다.


수영장 탈의실로 들어가자마자 입이 떡 벌어졌다.

'이 시간에 사람이 이렇게 많다고?

아니! 어르신들이 이렇게 건장하시다고?

정신을 차리고, 수영장으로 들어갔다.

알 수 없는 줄이 생기고, 나는 어정쩡하게 서있었다.

그리고, 정각이 되자마자 휘슬에 맞춰 준비 운동을 시작한다.

운동이 끝나고 일사불란하게 각자의 반으로 이동한다.

초급인 나는 물어물어 우리 반을 찾았다.


강사님께서 수영을 배워본 적이 있는 사람 손들어 보라고 했다.

사실 배운 적은 있었지만, 배웠다고 말하기 힘들 정도로 기억이 없다.

결국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고, 강사님은 기초부터 가르쳐야겠다고 하셨다.

처음 발차기 동작부터 시작했다.

10분 이상 앉아서 발차기를 하다가 생각했다.

발차기가 생각보다 힘이 들어서, 아이들이 왜 수영장 가기 싫어했는지, 발차기 힘들다고 했는지 알 것 같았다. 집에 가자마자 사과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발차기 후에, 호흡법을 알려주셨다.

호흡법 잠깐 배웠는데, 나름 신세계를 경험했다.

그동안 숨쉬기가 힘들어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아들이 엄마 호흡법이 이상하고 했던 이유를 단박에 알았다.

앞으로 수영 시간이 재미있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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