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몽 때문에 딸에게 혼난 여자
"엄마! 왜 나를 100원에 샀어! 왜?"
"응? 그게 무슨 말이야?"
"고모가 태몽을 꿨는데 엄마가 100원에 샀다며!"
"아~ 그거~~ 아우 그게 어떻게 된 거냐면..."
그러니까, 딸아이를 갖기 전에 일이었다. 시댁 거실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막내 시누가 현관을 들어오면서 말했다.
"내가 어제 꿈을 꿨는데, 금은보화를 내가 가득 안고 있는 거 아니겠어? 근데, 이거 생각해 보니까, 태몽 같아! 나는 이제 더 계획이 없으니까 이거 이 꿈같아! 이 꿈 네가 사라!"
"엥? 태몽? 우리 계속 실패했는데..."
첫째를 낳고, 둘째를 가지려고 노력을 했었다. 다이어트도 하고, 한약도 먹고 노력을 많이 했는데, 아이가 생기지 않았다. 그래서 운동이며 약이며 다 끊고 둘째는 없는가 보다 생각했다. 완전히 마음을 놓고 있었는데, 시누가 태몽이라니까 난 좀 의아했다.
예전부터 막내시누가 촉이 좋다는 사실은 알았다. 왜냐하면 첫째를 임신했을 때 나도 전혀 몰랐는데, 먼저 아이를 가진 게 아니냐고 했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별 기대가 없었다. 그렇지만 재미 삼아, 식탁 위에 나뒹굴던 백 원짜리 동전을 시누이게 주며 그 꿈을 사겠노라고 했다. 그리고 얼마뒤에 정말 둘째를 임신했다.
아마도 딸아이가 이 이야기를 고모한테 듣고 온 모양이었다. 그런데 그녀는 화가 많이 났다.
"아니! 어떻게 이런 나를 100원에 살 수 있어~"
"왜 이렇게 화가 났어? 혹시 100원에 사서 화가 난 거야? 넌 그 가격하고 비교도 안 되는 사람이라서?"
나는 한참을 웃었다. 그 이야기에 진심인 딸아이가 너무 귀여웠다.
"그럼! 절대 아니지! 그 꿈 때문에 네가 생긴 것도 아니고, 너의 가치는 100억으로도 부족하지~
그건 그냥 미신 같은 거야! 네가 그렇다는 게 아니야~"
나는 화난 표정의 아이를 꼭 안아 주며 말했다.
"암만, 백억도 천억도 부족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