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두절 딸 때문에 애간장 녹인 여자
사건의 시작은 이랬다. 딸아이는 매주 목요일 학교 수업이 끝나고 방과 후 수업으로 클레이 만들기를 한다.
그 수업이 끝나고 친한 친구와 학교 근처에 있는 친구네 놀이터에서 신나게 한 두 시간 놀다가 온다.
보통 그 시간이 오후 6시 정도이다.
그런데, 클레이 수업이 끝나고부터 전화가 연락되지 않았다. 클레이 선생님께서는 아이들이 모두 귀가했다는 문자를 주셨다. 친구들과 노느니라고 정신이 없어서 전화를 못 받는 거라고 생각했다.
한 시간이 지나고 학교 근처에 갈 일이 있어서 데리고 오려고 연락을 했는데, 전화를 또 받지 않았다.
정신없이 놀다 보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6시가 되어도 아이는 오지 않았고, 이때부터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남편에게 아이가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했고, 남편도 계속 전화를 했다.
혹시 전화기를 잊어버려서 어디서 찾고 있는 건 아닐까?
정말 만약에 혹시라도 사고가 생겼으면 어떻게 하지?
아니면 누군가에게 핸드폰을 빼앗긴 건가?
정말 별의별 생각을 다했다.
그렇게 30분이 시간이 지나고, 안 되겠다 싶어서 학교 앞에 친구네 놀이터를 무작정 찾아갔다.
친구의 핸드폰 번호도 모르고, 친구 엄마의 연락처도 몰랐다.
아파트 단지가 크기 때문에 어디서부터 찾아야 할까 고민하며, 빠르게 계단을 올랐다.
그러다 문득 아이가 5시쯤에 체크카드를 긁었는데, 그때 수신된 문자를 확인해 보았다.
해당 상호를 검색했는데,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일단 학교에서 가장 가까운 놀이터가 있는 단지부터 뒤졌다.
저녁시간이 여서 그런지 아이들이 없었다. 이제 건너편 단지로 가서 놀이터를 뒤졌다.
그때, 저 멀리서 낯익은 하이톤의 목소리가 들렸다.
신나게 무아지경으로 놀고 있는 딸아이를 보자, 아이를 찾았는다는 안도감 보다, 화가 먼저 밀려왔다.
아이이름을 크게 부르며 말했다.
"너! 왜 전화 안 받아? 엄마가 얼마나 놀랬는지 알아?"
놀란 아이는 아무 말도 못 하고 잠시 멈추었다가 말했다.
"어! 무음으로 되어 있었나 봐 나 몰랐어 진짜야!"
옆에서 아이 친구들도 당황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며 인사도 못하고 있었다.
나는 잠시 마음을 가라앉히고 말했다.
"친구들아 미안해 아줌마가 너무 놀라가지고 인사도 제대로 못했네"
아이들은 안녕하세요 하면서 어색하게 인사를 했다.
나는 딸아이에게 계속 추궁하듯 말했다.
"지금 시간이 7시가 다되어 가는데 연락도 없이 뭐 하는 거야?"
"나 진짜 무음이라 몰랐어! 놀면서 나도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왜 이렇게 엄마한테 전화가 없지? 하고 말이야"
별일 아니라는 듯이 말하는 딸아이를 보고, 속으로 생각했다.
'그래! 너만 즐거웠으면 됐다! 원래 걱정은 엄마들의 숙명이니까!'
이후로도 놀란 마음이 진정이 안되어 계속해서 다시는 그러지 말라고 잔소리를 했다.
아이는 알겠으니까 그만 이야기하라고 했다.
지나고 나니 별일 아니었지만, 그 잠깐 시간 동안 어찌나 놀랐는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렇게 애간장을 태우면서 엄마가 되는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