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잔치 전문가라 말하는 여자
팔순 잔치 준비에서 가장 중요한 음식점 예약이 끝났다.
그 다음으로 내가 준비한 것은 이 반장님의 사진이 담긴 현수막을 제작하는 일이었다.
내게는 예약 장소만큼 중요했다.
여행에서도 쓰고, 무엇보다 팔순 분위기를 한껏 즐기려면 현수막이 꼭 필요했다.
언니와 함께 현수막에 넣을 사진을 찾았다.
이 반장님은 사계절 내내 모자를 쓰신다.
당연하게도 우리가 가지고 있는 사진은 전부 모자를 쓰고 있는 사진뿐이었다.
게다가 평소 환하게 웃으시는 이 반장님의 특징이 담긴 사진이 별로 없었다.
급하게 얼굴만 나온 사진을 찍고, 현수막에 들어갈 문구를 정했다.
팔순생일임을 알리면서,
이반장님이 그동안 몸소 보여주신 가족에 대한 애정과 헌신을 담으면서,
이반장님의 성향에 재치 있는 유머가 들어가야 했다.
이번에도 역시 집단 진성으로 언니들과 함께 문구를 정했다.
다음은, 모임 당일에 쓸 생신 케이크를 주문했다.
케이크는 팔순에 어울리는 떡 케이크로 하기로 했다.
이반장님께서 일반 케이크는 좋아하지 않으시기도 하지만, 나중에 나눠 주기에도 좋을 것 같았다.
케이크는 앙금 플라워 케이크로 주문하고, 사이드로 수수팥떡과 송편을 함께 주문했다.
수수팥떡을 생일에 먹는 이유는 붉은 수수가 액운을 막아 준다는 미신 때문이다.
미신이면 어떠랴 팔순이라도 액운은 막아야지.....!
케이크에 생신 축하 메시지를 레터링 하고, 행사 당일 2시 전에 찾으러 가기로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딸아이에게 부탁했다.
할아버지 생신 파티에서 "어버이 은혜"를 완창 해줄 수 있는지를 물었다.
딸아이는 흔쾌히 수락했다.
이제 팔순잔치를 위한 준비는 끝났다.
모임 장소로 가기 전 우리 집으로 모두 모였다.
시간이 저녁이라, 우리 집에서 다과를 먼저 즐기고 모임 장소로 가기로 했다.
새로 구입한 신선한 원두를 꺼내 커피를 내리기 시작했다.
ice latte with honey
hot latte
hot americano with honey
ice americano
커피를 10잔 이상 뽑고, 과일을 준비했다.
수박과 블루 베리 키위를 한 접시에 담고, 간단한 과자를 내놓았다.
우리는 식당에 가기 전 우리만의 애피타이저로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었다.
끝도 없는 수다의 시작은 우리 집에서부터 시작했다.
<다음 편에 계속...>
#팔순#팔순현수막#팔순케이크#팔순잔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