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Nibbling

휴대폰 전쟁의 서막

제시어를 보고 쓴 짧은 습작글입니다.

by 재치있는 스텔라


망설임 없이 휴대폰 전원을 껐다.

전쟁의 서막은 늘 휴대폰 때문이기에, 지금이라도 눈치껏 끄지 않으면, 엄마의 발작 버튼이 켜진다.

엄마의 발작버튼은 예고가 없다.

1에서 100으로 바로 돌변한다.

엄마는 항상 이상한 타이밍에 밥을 먹으라 한다.

꼭 유튜브 쇼츠가 절정일 때, 말이다.

맨날 밥. 밥. 밥!

'오늘은 뭐 먹을래? 이거 어때? 저거 어때?'

그냥 알아서 차려 놓으면 대충 먹으면 되는데, 건강에 좋다며 맛없는 야채를 곁들인다.

저녁은 꼭 다 같이 한 번에 먹어야 하는 게 우리 집 룰이다.

정확히는 엄마의 룰이다.

또, 다 차렸다고 나오라 해서 나가보면 식탁에 아무것도 없다.

왜 벌써 불렸냐고 하면, 숟가락을 놓으라고 하거나, 해놓은 반찬을 가져다 놓으라 한다.

분명히 시키려고 부른거다.

꼭 나만 시킨다.

내가 첫째이니까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게 엄마의 논리다.

가뜩이나, 동생이 알짱 거리는 것도 애써 참고 있는데,

첫째라서 해야한다니, 이게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인가??

엄마는 막내라서 첫째의 서러움을 전혀 모른다.

그리고 먹는 동안 계속 맛은 있냐 없나, 야채 먹어라, 천천히 먹어라, 더 먹어라,

밥 먹는데 집중해서 빨리 먹어라, 배부르면 그만 먹어라, 다 먹은 그릇 치워라, 등등등

밥 먹으면서 계속 질문무새에다가, 이거 하랬다가 저거 하랬다가 어쩌라는 건지 대략 난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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