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보러 갔다가 추억 돋은 여자
여의도의 한 중학교에 이른 아침부터 시험을 보러 왔다.
정신없이 시험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오랜만에 버스를 탄다.
버스가 금융감독원 건물을 지나갈 때쯤, 익숙한 듯 낯선 거리에서 옛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회사에서 집합 교육 했던 30대의 어느 날.
선배랑 개그 콘서트 방청 했던 날 20대의 어느 날.
친구랑 가요프로 방청 왔다가, 지금으로 치면 아이돌 사생팬들 싸움에 휘말려 방청도 못하고 울면서 집으로 돌아온던 10대의 어느 날.
벚꽃 날리던 여의도 공원에 자전거 타러 왔던 어느 봄.
시원한 바람맞으며, 인라인 타던 어느 여름.
인파에 밀려 겨우 겨우 지켜보던 불꽃 축제의 어느 가을.
최대한 이쁘게 넘어지려, 애쓰며 타던 스케이트 장의 어느 겨울
교차로 지날 때마다, 건물 지날 때마다, 몽글몽글 기억들이 떠오른다.
나이 들어서 좋은 것도 있다.
추억거리가 계속 생긴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