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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슬기 Jul 30. 2019

나에게 50%, 60%란

앞서 얘기한 적이 있듯이 비가 내리는 날을 좋아합니다.

자연스럽게 일기예보를 자주 보게 되지요.

언제 비가 내릴지, 한동안 비 소식이 없는 것을 확인하면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웃기는 일이겠지만적잖게 실망하곤 합니다.

반대로 비 소식이 있는 날이면 굉장히 기대하곤 하는데요,

비 소식이 있는데도 그다지 기대되는 마음이 생기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핸드폰에 기본적으로 설치되어 있는 날씨 어플 기준입니다만

강수확률 50%와 60% 일 경우의 일입니다.

이 경우에는 절반과 절반을 넘는 강수확률에도 불구하고 비는 전혀 내리질 않습니다.

오후 3시에 강수확률이 60%였던 어플은 막상 3시에 가까워지거나 정확히 3시가 되면 뻔뻔하게도

오후 3시 맑음으로 표시해 두고는 그다음 시간인 4시에 강수확률 60%를 다시 내걸지요.

날씨 어플이라는 게 직접 사람 손으로 수정, 조작이 되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담당자도 곤욕일 것이라고 생각은 합니다.

매시 강수확률이 빗나가 60%씩이나 표시해두었던 것을 맑음으로 바꾸어야 하는 마음은

만약에 제가 담당자였다면 굉장히 자존심 상하는 일이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이런 자리를 빌려 날씨 어플이나 담당자를 -담당자가 있다면- 비난할 생각은 아닙니다.

이번 글에서는 저의 연륜에서 나오는 능숙함에 대해서 조금 말하고자 하는 것이니까요.

올해로 30대 중반인 저는 비가 내리는 날을 좋아하는 만큼 일기예보를 접해온 시간도 짧지 않습니다.

어릴 때처럼 일기예보를 순순히 믿지 않는다는 말이지요. (후후)

앞서 말씀드린 50%와 60%의 확률은 제게 있어서는 맑음이라는 의미로 다가옵니다.

일기예보를 순순히 믿었던 시절에는 50%와 60%라는 강수확률은 굉장히 희망적이었습니다.

비가 내릴 것이라고 생각했던 해당 시각에는 비는커녕 맑은 하늘, 조금 더 해봐야 구름이 약간 끼어있는

정도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날씨 어플을 전혀 신뢰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경험에 미루어 보았을 때 50%와 60%의

강수확률은 그날은 맑음이며,

비 내리는 날을 좋아하는 저를 얕잡아 보는 기분이 들어 날씨 어플을 보는 저의 작은 눈이살짝 가늘어지게 만드는 정도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런 실정이지만 그 어떤 날씨 어플이나 개발자에게도 나쁜 감정을 품고 있지는 않습니다.

희망과, 아쉬움 그리고 날씨 어플과 벌어지는 심리전 정도입니다.

어느 자리에서든 나이가 많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숫자는 아니지만 30대 중반인 지금,

강수확률을 읽는 실력만큼은 자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가요? 오늘도 60%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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