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13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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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3일 화요일,
어젯밤에 갑자기 통닭 파티를 열었다.
비비큐 서프라이드를 시켜 먹으면서 남편은 콜라를, 나는 막걸리를 마셨다. 치콜과 치막의 밤. 먹을 땐 쿨하게 먹고 소화시키느라 한참을 앉아 있다가 잠이 들었다. 그리고 아침엔 퉁퉁부은 얼굴로 인사하는 우리. ‘이숭이 오늘 좀 많이 부었네. 눈이 반 밖에 안 떠져있어.’라고 말해도 전혀 기분 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나는 통닭을 먹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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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보내 놓고 다시 누웠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약 한 알을 먹고 찜질팩을 배 위에 올려둔다. 그리고 다시 쿨쿨쿨. 이번 주 다시 나가기로 했던 운동은 패스. 어찌 됐든 운동 시작하면 나는 호돌돌돌돌이가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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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은 삶은 달걀 하나랑 아로니아 여섯 알.
며칠을 먹어도 적응되지 않는 아로니아의 약 같은 맛. 요거트를 사 오면 퐁퐁 넣어 먹을 텐데 그때까지는 아로니아 날 것을 체험할 생각이다. 그리고 디저트로 커피를 탔다. 맥심 두봉을 녹여서 얼음 넣고 휘이휘이 젓고 우유를 조금 붓는다. 사람들이 부드러워서 라떼를 마신다는 걸 이해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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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오픈한 이숭이시네마.
봐도 봐도 재미있는 ‘500일의 썸머’. 일단 조셉 고든 레빗이 나온다. 이보다 더 매력 있는 건 썸머 역의 주이 디샤넬. 그녀는 내 스타일이야!!!! 너무너무 이쁘다. 영화가 전개되는 방식도, 음악도 색감도 내용도 독특하고, 내 마음에 쏙 들어서 혼자 보는데도 웃음이 푹푹 튀어나왔다. 이 영화는 볼 때마다 색다르다. 처음에는 톰을 옹호했는데, 그다음에는 썸머를 편들었다가, 이제는 두 사람 다 이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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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준비를 해야지.
집에 있는 식재료는 양파, 당근, 애호박, 팽이버섯, 감자. 이 중에서 애호박만 빼놓고 카레 냄비로 다 모이도록 했다. 주부 2년 차가 되니 카레는 부담 없는 음식이 됐다. 요리를 할 줄 모르던 요리꿈나무의 큰 발전이다. 보글보글 끓이는 동안 두부와 후라이를 부쳤다. 멀티도 가능하다. 오오오. 멋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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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랑 먹은 막걸리 때문일까.
둘 다 정신이 몽롱해졌다. 남편은 내 어깨에 기대어 졸기까지 한다. 목공 작업을 해야 하는데 피곤해서 둘 다 20분 정도 눈을 붙이고 일어났다. 마그넷 작업 스타트!!! 남편이 열심히 만든 나무에 그림이 슥샥슥샥 그려져 있다. 볼 때마다 귀여워서 이숭이미소를 짓게 된다. 우리가 좋아하는 것처럼 받는 분들도 좋아해 줬으면 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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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갑을 닮은 기린, 장갑이.
라방을 하면서 기린을 그렸는데, 장갑을 닮았다는 말에 잠시 의기소침했지만...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했다. 흐흐흐흐. 내 이름은 장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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