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07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_
_
10월 7일 월요일,
간밤에 비가 내렸다.
언제부터였는지는 알 순 없지만 소나기가 내리고 있다. 아침 6시 10분인데 너무 캄캄해서 밤처럼 느껴지는 색깔이었다. 오늘도 우리를 일어나게 해주는 알람시계에 고마움을 느끼며 하루를 시작해본다. 집 근처에 있는 스타벅스는 벌써부터 불이 켜져 있다. 일찍 문을 열고 늦게 닫는 부지런한 카페처럼 나도 하루를 보내볼까.
.
남편의 출근 준비를 도왔다.
안경을 붙잡고 삥글삥글 알을 닦는다. 먼지 하나라도 붙어있으면 안 될 정도로 깨끗하게, 시야를 맑게. 달걀, 고구마, 우유, 사과를 통에 담아주고는 아침 인사도 빼먹지 않는 우리였다. 잘 잤는지, 자주 깼는지, 안 추웠는지 등등 질문을 많이 하고 간밤의 안부를 물어본다. 그리고 엘리베이터 앞에서 응원과 인사를 힘차게 하고 헤어진다.
.
호다다닥 이불속으로 들어갔다.
이 정도의 어둠이라면 다시 누워야 한다. 침대 하나를 독차지하고는 언제였는지도 모를 만큼 금세 곯아떨어진다. 한참을 침대 애벌레가 되었다가 꾸물꾸물 기어 나왔다. 오늘 하루는 절식 선언을 했기에 파워당당하게 물에 탄 효소를 마셨다. 양파즙 같은 맛, 이 맛 오랜만이다???
.
하루 종일 틈만 나면 효소물을 마셨다.
2주 동안 밥을 안 먹고 어떻게 효소 디톡스를 했는지 다시 생각해도 놀랍다. 이렇게 몇 시간만 뭘 씹지 않아도, 음식을 먹지 않아도 배가 고파오는데. 2주를 버틴 우리가 아주아주 대단하고 멋진 사람이었다니.
.
오늘 저녁은 패스.
남편은 부모님 일을 도와드리고 나서 밥을 먹고 들어온다고 했다. 나는 어차피 효소물을 마셔야 하니까 밥을 하지 않아도 된다. 오예. 근데 왜 이렇게 배가 고픈 거지. 배가 고파서 물을 계속 들이키게 된다.
감기가 오려는지 목이 아프다.
계절이 바뀌면 예민하게 반응하는 내 몸은 참 솔직하다. 목이 따끔따끔거려서 따뜻한 차를 마셔야 할 것 같다. 따뜻한 라면 국물 같은 그런 거... 일교차가 심해서 아침과 밤엔 도톰한 외투를 입어도 좋을 대구의 날씨. 감기야 워이워이. 오지마.. 오늘의 내 머릿속 단어는 건강. 건강할 때 건강을 지키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해보자.
_

작가의 이전글20191006 이숭이의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