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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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3일 수요일,
요가 135일 차.
이번 주 처음 나가는 운동. 주말만 보내고 와도 몸이 무거운데 5일 만이니까 삐걱거릴 게 확실하다. 수능 한파 때문인지 온도가 뚝 떨어져서 예전보다 더 도톰한 옷을 입고 학원으로 향했다. 오른쪽 손가락이 불편해서 힘들 줄 알았는데 모든 동작들이 힘들다. 그래도 포기를 모르는 이숭이니까 선생님 따라서 끝까지 해냈다. 오늘같이 추운 날에도 땀을 흘렸더니 그저 개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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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요가이모를 만났다.
내가 어제 잔다고 필라테스를 빼먹은 얘기를 듣고는 바로 등짝 스매싱. 그리고 점심으로 맘스터치 햄버거를 사주신다. 이건 병 주고 약 주고, 채찍과 당근의 하모니였다. 와구와구 햄버거를 먹으면서 들었던 말이 생각났다. 이틀 운동을 빠지면 옆 사람이 알고, 삼일을 빼먹으면 이 세상이 안다고 했다. 5일을 빠진 나는 ‘우주’가 알 거라는 말에 이모는 깔깔깔. 한참 동안 얘기를 나누고 내일 운동하러 나가겠다는 약속을 하고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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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운하게 씻고 나와서 세탁기를 돌린다.
이 옷 저 옷 껴입었는데도 추워서 보일러를 틀었다. 올해 첫 보일러는 집을 금세 따뜻하게 했다. 그리고 한 잔의 맥심 커피도. 가끔 맛보다 향이 좋아서 일부러 마시기도 한다. 코 끝에 스치는 커피향, 그 순간에 집중하면서 조용히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늦은 오후에는 그림을 그리면서 마음에 들 때까지 계속 고쳤다. 인터넷으로 검색해가며 필요한 정보들을 모아 본다. 하.. 포토샵 잘하고 싶은데.. 기계치는 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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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준비를 못하고 라면을 끓여먹을 생각이었다.
남편이 퇴근할 무렵에 갑자기 곱창 선물을 받아서 저녁밥이 해결됐다. 오예! 푸짐한 곱창전골을 팔팔 끓이고 버섯이랑 당면까지 넣어서 호로로록 먹는다. 속이 뜨끈뜨끈 데워지는지 땀이 흘러내렸다. 한참을 먹었더니 배가 이미 부른데도 멈출 순 없어. 굳이 밥까지 야무지게 볶아 먹는 의지의 한국인, 밥의 민족. 잘 먹었다. 냠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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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나의 아저씨’.
이제 3화를 보는데 새로운 장면들이 있고, 벌써 이렇게 빨리 진행됐나 싶어서 새삼 놀랍다. 기억력이 오래가지 않아서 늘 새로운 느낌이 드는 건 좋은 걸까.. 어쨌든 남편이랑 둘이서 드라마를 보면서 하루를 마무리하는 밤이 편하다. 꼭 한 번은 성대모사를 하는 우리. 최근엔 멜로가 체질에서 임진주, 동백꽃에서 용식이, 나의 아저씨에선 이지안과 장회장. 분명히 멜로, 로맨스였는데 어느새 개그로 가는 우리였다. 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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