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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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0일 월요일,
가래떡을 굽는 요일.
삥글삥글 안경 알도 닦아 놓고 발목 긴 양말을 챙겨놓는다. 나도 물 한 잔, 남편도 물 한 잔. 간밤에 꾼 꿈 내용을 들려주며 배웅하는 아침이었다. 대학생 이숭이는 수요일로 착각하고 수업 몇 개를 까먹었던 꿈. 꿈인데도 당황스럽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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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30분 눈을 붙이고 일어난다.
좀 더 깨끗한 모습으로 거실에 나왔다. 오늘도 어김없이 등장하는 물 마시는 시간. 현미차 대신에 보리차를 우렸다. 주말에도 물을 마시긴 했지만 식이섬유가 부족한가 보다. 평일도, 주말도 부지런히 물을 마셔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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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 하나, 깎아놓은 사과 하나, 바나나 하나, 삶은 달걀 하나를 먹었다. 아침을 일찍 시작할수록 먹는 것도 많아지는 건 어쩔 수 없나. 간간히 스쿼트도 했다. 맞은편 집에서 내가 보일 것 같은데, 그냥 열심히 했다. 요즘 운동을 안 했더니 스쿼트 10개도 힘들었는데 이제는 40개도 거뜬. 허벅지가 불타오르는 느낌을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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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엔 영화 ‘소공녀’를 봤다.
다시 봐도 쓸쓸하고 따뜻하고, 아릿한 미소의 삶. 그리고 봉준호 감독이 미국에서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차지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영화 ‘기생충’을 재미있게 봤었고, 봉감독의 작품들을 좋아하기에 더 반가웠던 소식이었다. 짝짝짝. 조만간 기생충 한 번 더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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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눈을 붙였는데 저녁이었다.
남편이 7시 반에 퇴근한다는 연락을 받고 벌떡 일어났다. 부랴부랴 밥을 안치고, 어묵탕을 데웠다. 배추전을 부치려다가 은근히 시간이 걸려서 애호박을 부친다. 김, 멸치볶음, 쌈배추랑 먹는 오늘의 밥상. 아이스커피가 마시고 싶어 망설이고 있는데 디카페인이 있다. 남편이 내려주는 커피를 시원하게 들이켜고, 드라마 ‘또 오해영’ 5화를 틀었다. 밀감, 보리차, 커피, 드라마, 수다와 농담들. 평화롭게 지나가는 월요일. 월요일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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