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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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5일 토요일,
효소 디톡스 D+3.
내가 늦잠을 자는 동안 남편은 부모님 일을 도와드리러 다녀왔다. 이리 딩굴 저리 딩굴거리며 침대를 차지했다. 중간에 효소로 목을 축이며 디톡스ing. 3일째 고비가 잘 지나갔으면. .
시장에 다녀오기로 했던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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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침대와 하나가 되어 낮잠을 시원하게 자버렸다.
한 시간, 두 시간, 세 시간, 네 시간이 지났을까.... 일어나 보니 오후 4시가 넘었다. 시장은 내일 가기로 하고 안방을 겨우 탈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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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와일드카드’를 봤다.
영화 보면서 과자 먹는 즐거움이 있었는데, 물만 실컷 마신다. 3일째 되는 날 우리는 힘이 많이 빠졌다. 기력이 없다, 성격이 좀 안 좋아지는 것 같다, 생각을 안 하려 해도 음식이 아른아른거린다, 괜히 욕이 하고 싶어 진다 등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뭐라도 해야 할 듯하여 마트 오락실에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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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밤은 따뜻하다.
아무래도 잠바는 괜히 챙겨 나온 것 같다. 반팔 차림으로 돌아다니다가 오락실 농구게임을 하기 시작한다. 파이팅 넘치게 구호를 외치고 분노를 담아 농구공을 던진다. 둘 다 그 순간에 집중을 했더니 516점 신기록을 세웠다. 기쁨도 잠시, 힘이 없어 둘 다 골골골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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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엔 음식점, 우리가 좋아하는 음식들, 코를 찌르는 버터오징어 냄새, 유난히 풀풀풀 날아다니는 고깃집 냄새, 자주 등장하던 햄버거 가게들. 우리만 빼고 맛있는 음식을 많이 사던 사람들. 어제는 후라이, 오늘은 감자튀김이 너무 먹고 싶은 밤이다. 우리가 제일 좋아하는 토요일 밤인데 토요일 느낌이 나지 않아서 아쉬운 밤이기도 한. 영화 ‘대관람차’를 보고 오사카의 라멘이 생각나는 밤. 그렇다. 배가 너무 고픈 토요일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