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528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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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8일 화요일,
효소 디톡스 D+6,
하루에 기본 세 번은 화장실에 가는 이숭이, 반면에 남편은 지금까지 한 번도 안 갔다. 성향도 다르고 몸의 성질도 많이 다른가보다. 며칠 전에는 음식이 그리워 음식 꿈을 꿨는데, 어제는 변을 보는 꿈 때문에 아침을 덜 산뜻하게 시작했다. 오늘도 살이 빠졌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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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 88일차.
요가학원에 1등으로 가서 자리를 잡고 몸을 풀었다. 30분 동안 몸을 까딱까딱거리고 본격적으로 요가 시작. 디톡스 6일 차라 이제 적응됐다 생각했는데 몸에 기운이 없어서 그런지 동작을 따라 하기가 힘들다. 평소엔 이를 악물고 따라 했던 것도, 복근 운동도 버티는 동작도 어찌어찌했는데, 오늘은 무리무리데스. 그래도 개운한 느낌을 받으며 집으로 갔다. 학원 밑에 가게에서 오이랑 당근을 사들고 촐랑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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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날씨가, 공기가 좋았다.
이런 날에는 창문을 활짝 열고 집 곳곳에 공기랑 바람이 통하도록 한다. 이 순간 제일 좋아할 고무나무와 이불빨래. 봄과 여름의 중간 사이의 계절이 우리 집에도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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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잠을 꽤 만족스럽게 자고 일어났다.
낮잠이라고 하기엔 조금 늦은 오후 잠. 퇴근한 남편이랑 영화 ‘소공녀’를 봤다. 음악도, 내용도, 연기도 다 좋아서 몰입해서 봤다. 각자 살아가면서 추구하는 것, 좋아하는 것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비슷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 건 아닌지. 담백하면서도 짠했던 소공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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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내일부터 보식을 시작하기로 했다.
효소랑 물을 그대로 먹으면서 약간의 음식을 섭취할 수 있는 시간이 왔다. 제일 먼저 만날 음식은 당근이랑 오이. 오이를 좋아하는 남편과 오이를 싫어하는 이숭이. 그래서 남편이 대신 오이 손질을 했다. 혹시나 배가 고파 오이에 관심이 갈 줄 알았는데 냄새를 맡자마자 바로 오만상을 찌푸렸다. 배가 고파도 오이는 아닌가... 어쨌든 남편의 첫 씹을 거리가 생겼다. 경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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