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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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1일 금요일,
효소 디톡스 D+9.
12시쯤엔 잠들고 7시 반 전에는 일어나는 우리. 몸이 가벼워진 건 모르겠지만 허기와 먹지 않는 것에 꽤 많이 적응된 것 같다. 파묻혀 있던 골반의 뼈가 만져지기 시작했고, 무릎이랑 팔 뒤꿈치가 튀어나왔다. 살이 빠졌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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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테스 16일차(요가 91일차).
요가이모를 일주일 만에 만나서 같이 학원에 갔다. 나란히 옆에 자리를 잡고 몸을 푼다. 디톡스 얘기, 일주일에 있었던 일 얘기를 나누면서 쫑알쫑알 대화를 나눴다. 시작하기 직전에는 목에 수건을 감고 땀 폭포를 막을 준비를 한다. 운동 시작. 어제는 어제대로 오늘은 오늘대로 영혼이 털려나가는 줄 알았다. 4일 연속 운동은 확실히 지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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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낮잠을 자고 일어나 저녁을 준비했다.
준비라고 하기엔 그렇지만 어제 식단에 추가된 쌈장, 매실 장아찌. 남편은 쌈장에 오이랑 당근을 찍어 먹는 것만으로도 괜찮다고 했다. 내 앞에 보이는 미역국 호롤로로로록 마셔버리고 싶다. 하지만 현실은 단식 9일째, 그리고 음식은 먹더라도 천천히 먹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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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무게 이야기가 나왔다.
체중계를 하나 구입할까 싶다가 강박처럼 너무 자주 잴까 봐 사지 못하는 물건. 남편은 사놓고 박스에 넣어두자고 했다. 그렇게 해서 마트에 가서 구경할 겸 농구도 할 겸 집을 나섰다. 분홍빛 하늘이 예뻐서, 몽글몽글 구름이 예뻐서, 산책 공기가 선선해서 기분 좋아지는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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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계 구경을 하다가 테스트를 했다.
궁금했는데 드디어 올라가서 잴 수 있었다. 1년 반 넘게 고공 행진하던 이숭이의 몸무게... 그래도 디톡스를 하면서 나는 4킬로그램, 남편은 3킬로그램 조금 넘게 빠졌다! 하지만 이숭이 몸무게는 여전히 많이 나가는 상태. 눈으로 숫자를 확인했으니 궁금증 해결!!!!!! 이 정도는 빠져야만 한다.. 내가 며칠을 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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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게임을 하려면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다.
우리가 잠깐 안 온 사이에 농구공에 바람을 가득 채워놨다. 슛을 날릴 때마다 통통 튀어서 골을 넣기도 어렵고, 공이 이리저리 튄다고 늦게 손에 닿는다. 슛 날리다가 지릴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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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남편이 먹을 샐러드를 사고 집으로 돌아왔다.
영화고 뭐고 아무것도 하기 싫은 금요일 밤. 남편은 누워서 딩굴딩굴, 나는 후다다닥 일기를 쓰고 감사일기를 썼다. 이 것 또한 우리가 금요일을 보내는 방법이겠지. 한 달 동안 영어공부하느라 힘을 쏟았고 디톡스 하느라 엄청난 인내를 배웠다. 소박한 듯 큰 목표는 살 빠지면 핫한 여름 요가복 입기. 이루고 싶다. 6월엔 그 소망이 이루어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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