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17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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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7일 금요일, 녹차에 카페인이 들어있었다지. 알면서도 야밤에 퍼먹었더니 늦게 자는 잠과 늦게 일어나는 잠을 선물받았다. 말똥말똥 이숭이. 잠들기 전에 우리는 전화통화를 했고, 20분 정도의 꽤 긴 시간도 모자라게만 느껴졌다. 그리고 6시 45분 모닝콜. 오늘도 반갑고 고마워요. . 일어나면 아무도 없는 우리집. 각자의 루틴대로 돌아가는 각자의 하루. 푸룬주스를 한 잔 가득히 따라서 마시고 빵 두 개를 입에 물었다. 배에서 꾸룩꾸룩거리는 소리가 유난히도 크다. 이 시기 쯤부터는 태동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빠른 사람들은 이미 느낀다지만 아직은 조용한 우리 나무. 나의 기다림과는 별개로 쉴 새 없이 꾸룩꾸룩 소리가 들려온다. 화장실에 자주 가면 좋지 뭐. . 여전히 바쁘고 부지런하신 엄마. 이웃에게 받은 채소들을 손질하신다. 호박잎과 깻잎을 데치시는가 하면, 믹서기로 깨를 갈으셨다. 우리 가져가라고 파를 작게 썰고, 깨죽을 한 솥 끓이셨다. 그 옆에서 나는 말동무가 되어드리면서 교대로 바꿔가며 국자를 휘이휘이 저었다. 정성이 제대로 들어간 엄마의 요리. 그 덕분에 2주동안 편하게 먹기만 했다. 특히 생선과 채소를 자주 먹을 수 있었다. 설거지는 한 두 세번 했나. 헤헤. . 깨죽이 식는 동안 우리는 또 큰방에 들어가 드러눕는다. 0번대부터 70번대까지 채널을 돌리다가, 고양이식탁 게임을 하다가 낮잠 타임. 또 열심히 쿨쿨쿨 자고 있는데 엄마가 부르는 소리에 일어났다. 밥 먹을 시간이구나. 노릇노릇 구워진 생선 한 마리, 데친 쌈들과 엄마표 고추간장, 달콤한 양파랑 된장, 바삭바삭 누룽지와 고소한 깨죽으로 맛있게 먹었다. 따뜻한 엄마밥 좋아. . 엄마랑 동네산책을 하고 왔다. 얼룩이는 내가 보낸 뻐꾸기를 받지 못 했다. 아쉽지만 발길을 돌려 마트에 잠깐 들렀다. 그리고 집에 와서 또 딩굴딩굴. 이번 주 유난히도 바빴던 남편은 집에 와서 귀찮을텐데 밥을 잘 차려 먹는다. 영화 두 편을 보고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고 설거지 삼매경. 집안일은 언제 끝이 냐나고 찡찡거림조차 귀엽기만 하다. 고생했어요. 우리 내일 만나요 여보.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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