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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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8일 토요일,
내가 자다 깨다 할 때쯤 남편은 아침부터 일정이 꽉 찼다.
부모님 일을 도와드리러 갔고, 나는 10시쯤인가 눈을 떠서 살방살방 거실로 나왔다. 오늘도 조용한 우리집. 분노의 양치질을 하듯 후다닥 씻지만, 콧노래를 부르는 낭만의 이숭이. 청소기랑 리모콘 채널을 돌리고 있던 무렵, 엄마 아빠가 집으로 오셨다. 까만 비닐봉지 네 개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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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갔다가 시장에 들르셨다.
두부, 조개, 보리랑 꽈배기. 내일 먹을 조개탕 재료도 마음에 드는데 그 중에 꽈배기가 제일 반갑다. 곧바로 우유 한 잔을 따라서 한입 베어 물었다. 점심 대용으로 빵도 먹고 엄마 아빠 사랑도 먹는 이숭이와 나무. 잘 먹었어요. 오후는 보이스트롯으로 트롯 충전을 하다가 책도 읽고 게임도 하고 단잠에 빠진다. 잉여로운 이숭이 친정라이프도 오늘이 마지막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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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시간 거리를 달려온 남편.
졸릴텐데도 빨리 온 남편이 참 고맙네. 집에 도착할 시간에 맞춰 밖으로 마중을 나갔다. 반가움에 손을 잡고 볼도 쓰담쓰담하고 끙끙 앓는 소리로 그간의 보고팠던 마음을 진하게 전했다. 여보 이게 얼마 만이여. 보고싶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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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만에 가족이 다 모였다.
초복을 챙길 겸 다같이 외식하러 고고. 사위를 위해 닭을 잡진 못해도 대신 삼계탕을 쏘시겠다는 엄마. 삼계탕 한 그릇씩 먹었더니 속이 뜨끈뜨끈하게 데워졌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을 손잡고 걷고, 동네 고양이 만나러 갔다가 얼룩이랑 턱시도 고양이가 다가와줘서 고양이 놀이동산을 거하게 열었다. 막대기에 줄을 묶어 열심히도 놀아주는 피리부는 사나이. 골골골 그릉그릉 소리에 웃음짓는 소소한 저녁. 그리고 잔잔한 음악을 틀어두고 이런 얘기 저런 얘기로 꽉꽉 채우는 밤. 남편과 나, 나무 우리 셋의 만남에 행복한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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