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_
_
7월 19일 일요일,
시원한 집, 시원한 통영.
여기서는 이불을 꼭 덮고 자게 된다. 여름인데 긴팔 긴 바지를 입고 있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선선한 온도였다. 2주동안 각자 넓게 쓰던 침대를 놔두고, 같이 나눠 쓰려니 비좁게 느껴지던 공간. 괜히 팔이 아프고 찌뿌둥해지는 것 같다. 그래도 좋아 좋아.
.
피곤했던 남편은 계속 누워있다가 겨우 일어났다. 다시 시작된 사육의 세계. 복숭아랑 빵, 우유를 먹였다. 나도 옆에 앉아서 먹고 또 먹는다. 나무가 크는 게 아니라 내가 크고 있구만. 이번에도 엄마는 재료를 준비를, 남편은 치즈김밥을 돌돌돌 말았다. 좀 더 예쁜 모양, 마음에 드는 모양을 위해 연구하는 우리. 10줄을 싸고 칼질까지 제대로 하는 남편은 역시 최고.
.
어느덧 대구 집으로 갈 시간이 됐다.
갑자기 트로트 ‘러브레터’를 흥얼거렸다. 아이러브유~ 그 한 마디가 아아아~ 얄미운 사람~을 부르고 있던 나. 엄마는 ‘집에 갈 때가 되니 노래가 나오냐’고 하신다. 흐흐흐. 콧노래를 부르던 눈치없던 딸이었어요. 이번에도 우리를 위해 하나 둘씩 반찬과 음식, 과일, 야채 등등 상자에 담아주셨다. 알랑방구까지 꼈더니 우유랑 죠리퐁까지 얻었다. 흐흐. 딸이 친정에 오면 뭐가 다 가져간다더니 탈탈 털어온 것 같은 느낌. 먹고 자고 같이 산책하고 놀던 2주가 금방 지난 것 같아 아쉬웠던 순간. 늘 헤어짐은 아쉽고 엄마 아빠 나는 또 눈물 찡 콧물 찡, 빠빠이 인사를 나눴다.
.
대구에 가기 전에 동생을 만났다.
좋아하는 밈 카페 들러 커피랑 케이크를 마시고 마지막 수다를 떠는 우리. 봐도 봐도 반가웠다며 남편의 개인기를 마구마구 선보였던 시간이기도 했다. 차에서도 쉴 새없이 떠들다보니 낯 익은 길이 보인다. 와, 대구 우리집 오랜만이야. 여기서 또 즐겁게 지내보자. 우리 세 사람.
.
엄마와 남편의 공이 들어간 치즈김밥, 남편표 라면, 응답하라 1994, 시원한 바람, 헤이카카오와 뜬금없는 기싸움, 시네마천국 OST. 일요일도 안녕.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