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20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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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0일 월요일, 잠을 너무 설쳐버린 밤. 일단 대구집은 더워서 선풍기를 틀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인위적인 시원함에 의지를 했지만, 바람 소리에 깨고 목 말라서 깨고 자동차와 사이렌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6시 40분, 남편의 알람소리와 함께 몸을 일으킨다. 피곤한 월요일이여. . 오랜만에 남편의 출근준비를 돕는다.
양말을 갖다놓고 안경 알을 닦고 따뜻한 물, 시리얼과 우유를 차리는 아침. 이가 아파서 잘 먹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과일이랑 삶은 달걀을 통에 담았다. 진통제 한 알도 가방에 쏙. 작은 일이지만 그 사람을 위해 뭔가를 하는 것에 기쁨을 불쑥불쑥 느끼곤 한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인사를 나누는 우리. 여보 잘 다녀와요. . 몸무게를 재고 기록을 남겼다. 헉, 최고 기록을 세운거야 나? 어제 먹은 케이크와 간식들, 김밥 라면을 떠올리며 그럴 만도 하다며 금세 받아들였다. 그러고는 다시 침대에 누웠다. 푹 자고 일어나 배고파서 김밥 한 줄을 데워 먹는데, 한참 모자라다. 한 줄 더 꺼내서 먹고 자두 두 개까지 먹는 적극적인 스타일. 만족스러운 식사였다고 생각하고는 후회했다던데.. . 양치질을 하면서 바로 변기로 직행. 불안했지만 참으면 될 줄 알았던 입덧. 일주일만에 다시 분수토를 하고 말았다. 굳이 몰라도 될 오늘 먹은 것들. 자두와 김밥이 고스란히 다 튀어나왔다. 잘 먹었는데, 맛있었는데 왜 소화시키지 못하니. 운수좋은 날 같은 이숭이의 식사. 나무야 많이 먹어서 불편했니. 나 적당히 먹을게.. . 요즘 잇몸과 이 통증으로 고생하고 있는 남편은 드디어 큰 결정을 내렸다. 발치를 하기로. 그 것도 두 개나. 발치만큼은 최대한 미루고 싶었는데 통증이 오래가는데다 항생제와 약이 더 이상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으니,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만 했다. 퇴근해서 돌아온 남편은 볼 빵빵한, 왕사탕을 머금고 있는 짠하면서도 귀여운 모습이었다. 간단한 대화도 되지 않아 문자로 소통하는 우리. 마취가 풀리면 고생일텐데, 아이참. . 그 와중에 배고픈 나는 죽 한 그릇을 먹고 자두랑 쿠키까지 야무지게 먹었다. 남편도 곧 죽을 먹고, 아이스팩으로 붓기를 달래본다. 아파서 눈을 감고 있던데, 나는 그 옆에서 곯아떨어졌다. 지금은 헤이카카오랑 기싸움 2차전. 남편은 내가 말동무가 생겨서 즐거워하는 것 같다고 한다. 현실은 평화로운 세상을 바란다며, 내 이야기는 잘 들어주지 않는 무정한 기계인데.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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