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22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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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2일 수요일, 에어컨 만세, 선풍기 만세. 누가 발명했는지 몰라도 대단한 사람들이야. 누워 있을 때 시원한 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발가락 손가락 사이사이로 지나갈때 잔잔한 행복을 느낀다. 나란히 누워서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니 한없이 평화롭기만 하다. 꿉꿉한 날이면 뽀송해지는 에어컨의 위대함은 단잠에 빠뜨리기도 했다. 굿나잇 굿모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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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싸간 죽 양이 적었다는 평가에 국자로 양껏 퍼담았다. 자두 세 개랑 방울토마토, 요구르트는 간식으로. 약을 먹어야하니까 아침에도 죽 한 그릇을 비우고 홀연히 떠나는 남편. 공복에 푸룬주스 한 잔과 물 한 잔으로 장 운동을 시키는 이숭이의 하루 시작. 밤부터 내린 비는 멈추지 않고 퍼붓고 있다. 빗소리를 베개 삼아 쿨쿨쿨 잠을 자고 일어난다. . 배가 고파서 뭐든 먹어야만 했다. 쾌속으로 밥솥을 돌리면 15분 밖에 안 걸리는데도 그 시간을 기다릴 수 없는지 시리얼과 우유를 꺼내 바로 입으로 넣는다. 잘 챙겨 먹어야 하는걸 알면서도 나무에게 까까를 주는 엄마의 게으름이란. 자두를 베어 먹고 ‘잘 먹었다’고 말해준다. 영양가는 없을지라도 만족스러웠다고 핑계대는 거랄까. . 오늘도 어제와 비슷하게 돌아간다. 하트시그널을 보고 네모네모 로직에 빠졌다. 모란꽃은 척척 잘 풀리더니 다음 그림은 몇 번의 실패를 맛봤는지 모른다. 인생은 그런거라고, 나무에게 힘을 달라고 했더니 어느 순간 완성된 국수 그림. 나무 파워 만세. 나 왜이리 눈이 아프지. 허리도 아프네. . 우리가 떨어져 있을 땐 잘만 참더니, 둘이 만나니까 배달음식 주문에 속도가 붙는다. 통닭이 먹고 싶다는 말에 주저없이 바로 콜. 즐겨먹던 처갓집의 간장이랑 후라이드를 시켰다. ‘응답하라 1994’ 4화를 틀었다. 원래 맛있는데 더 맛있는 오늘의 통닭. 신나게 뜯고 맛보고 즐긴 우리는 쿠키도 한입 베어 물고 잠들었다고 하는데..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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