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23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_
_
7월 23일 목요일, 왜 우리는 쉽게 잠들지 못 했을까. 어제 저녁을 먹고 잠깐 잤던 것 때문에? 아니면 콜라 카페인 때문에? 그냥? 불을 끄고 누워서 한참동안 떠들다가 ‘잘 자’ 인사만 열 번은 한 거 같은데 둘 다 왜 깨어있는 거냐. 그래도 우리 나무의 작은 톡톡거림을 느낄 수 있어서 행복했던 밤이었다. 소중한 이 느낌, 자꾸 확인하고 싶어. . 보통날이었다. 늘 현관문 앞에서 배웅을 하고 1초라도 더 같이 있으려고 붙잡는 시간. 잘 다녀오라고, 잘 도착했다고 주고 받는 문자, 혼자 폰을 만지고 놀다가 스르르 잠드는 아침, 거실에 나오면 자동으로 트는 음악, 하트시그널과 동화책, 네모네모로직, 나무와 함께 하는 순간들. . 며칠 만에 밥을 차렸다. 비록 남은 밥과 국이지만 따뜻하게 데우고 김이랑 밑반찬과 같이 먹는다. 속이 든든해지는 기분, 과자같은 얄궂은 걸 먹지 않아서 괜히 뿌듯해지는 으쓱함이 좋다. 저녁에도 모처럼 마주앉아 밥을 먹었다. 잡곡밥, 조개탕, 후라이와 반찬들. 미주알고주알 하루 일과를 나누고 각자 할 일을 한다. 남편은 사진을 찍고 나는 네모네모 로직 삼매경. 낮에 그림 두 개를 성공했지만, 저녁은 줄줄이 실패. 으아아. . 30년을 넘게 살면서 이런 숫자는 처음 본다. 결혼 후에 몸무게를 확인하고 놀랄 적이 자주 있었는데, 이번은 정말 대충격. 아기가 자라고 있다고 하지만 내 살일 것이다. 과자도, 기름진 음식도, 야식도 줄이고 좀 움직여야지. 어우. 이런 내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남편은 시리얼을 우걱우걱 신나게 먹고 있었다. ‘한 입만 이숭이선생’ 튀어나올 뻔.. 맛있겠다. _

keyword
작가의 이전글20200722 이숭이의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