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30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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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0일 목요일, 아, 밤 커피는 위험했었지. 어제 남편 아포가토를 몇 번 홀짝였던 나는 물론이고 남편도 잠을 설쳤다. 불을 끄고 누웠는데 말똥말똥구리 두 사람. 이야기를 하다가 폰을 만지다가 애써 잠을 자려고 눈을 감았는데도 깨어있었다. 그러다 훼방꾼 모기 때문에 깨서 모기사냥까지 했던 새벽. 나무는 새벽형 아기인가? 톡톡톡. 3-4시에 태동을 느낄 수 있어서 그건 좋았지만. 어우 피곤해라. 피폐해진 얼굴로 아침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다. . 남편이 가고 나서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그때부터 정신없이 잤다. 바깥에 무섭게 들리는 빗소리, 천둥소리에 겁이 났지만 쏟아지는 졸음을 막지 못했다. 나중에 나무가 태어나면 더 피곤할 텐데 우리는 해낼 수 있을까. 아니, 해내야만 하겠지. 일단 지금은 자는 걸로. . 밥 대신에 시리얼을 꺼냈다. 비빔밥 그릇을 꺼내 과자랑 우유를 콸콸콸 부었다. 이게 미국판 부먹찍먹 논쟁이라던데. 나는 그릇에 과자 먼저 넣고 우유를 붓는 타입인데, 반대로 하는 사람도 있다니. 양도 많은데다 눅눅하게 먹는 걸 좋아하는데 다들 어떻게 먹는지 새삼 궁금해졌다. . 오늘도 같은 패턴으로 오후를 보낸다. 네모네모 로직, 좋아하는 음악과 동화책을 읽는 시간. 매일 낑낑대던 20x20 어려운 퍼즐은 패스하고 25x25로 넘어갔다. 토마스 기차를 완성하고 나서 뿌듯한 기분으로 저녁을 차린다. 메뉴는 완두콩밥, 돼지고기 묵은지찜, 후라이랑 밑반찬. 똑같은 식단인데도 맛있다 맛있다 해주니 기분이 좋다. . 남편 손을 꼭 잡고 동네 한 바퀴를 돌았다. 그렇게 쏟아지던 비가 멈추고 가을처럼 선선함을 남긴다. 풀벌레 소리도 마냥 반가운 바깥 날씨. 대추나무, 석류나무, 동네 고양이들을 구경하면서 뒤뚱뒤뚱 걸었다. 마트에 들렀다가 집에 와서 복숭아를 깎아 먹는다. 요즘 초록사과, 수박, 자두, 복숭아, 참외가 다 맛있다. 여름 과일 만세 만세. 오늘은 일찍 자러 가야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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