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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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1일 금요일,
매주 금요일이면 새로운 주수를 맞이하는 나무.
잘 자라고 있다는 의미로 내게 자주 신호를 보낸다. 새벽에도, 아침에도, 오후에도 톡톡톡 툭툭. 나의 몸 안에 두 개의 심장이 뛰고 교감을 하는 우리. 모성애가 안 생기면 어쩌나 했던 걱정과는 다르게 ‘우리 나무’ ‘우리 아기’라 부르고 애정이 쌓여가고 있다. 남편도 처음보다는 ‘나무야’ 부르는 말이 덜 어색해졌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조금씩 엄마 아빠 흉내를 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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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쨍 나온 날.
알록달록 수건들을 빨고 널었다. 창가에 있는 고무나무에게 눈길 한 번 주고 팡팡팡. 시리얼로 배를 채우고 영화 ‘내사랑’을 틀었다. 봐야 할 영화들은 많은데 봤던 영화만 돌려보는 스타일. 나무에게도 내 취향을 알려줬다. 음악에, 배경에, 그림을 그리는 모습에, 대사와 연기력에 반하는 영화. 보면서 빨간머리앤이 생각났는데 아마 장소가 캐나다여서 그런 것 같다. 어제 캐나다에 살고 있는 내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는데, 그냥 다 그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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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랑 저녁에도 네모네모 로직.
연필심이 닳도록 샤프심이 닳도록 꾹꾹 눌러서 빈칸을 채웠다. 오늘의 귀여움은 코가 긴 피노키오. 그리고 저녁은 바깥음식. 남편 퇴근 시간이 다 됐는데도 밥을 할 생각이 없던 나는 음식 후보를 건넸다. 빅맥과 함께하는 ‘응답하라 1994’. 7월의 마지막밤, 나무의 활발한 톡톡톡, 시작된 남편의 여름 휴가, 서울여행 D-1. 짐만 챙기면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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