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02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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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일 일요일, 새벽 두 시에 잠들고 아침 일곱시에 눈을 뜬다. 낮잠도 안자고 노느라 꽤 피곤했을텐데도 꽤 괜찮은 컨디션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가만히 누워있는데 느껴지는 나무의 톡톡거림이 반가워지는 아침. 이 작은 신호에, 교감에 그냥 고맙고 감사해. . 비를 몰고 다니는 게 우리였던가. 어딘가 가려고만 하면 비가 쏟아진다. 아니 공격적으로 퍼붓는다. 삐뽀삐보 호우경보 서울. 남편 조카랑 점심을 먹으려고 약속장소로 가던 길에 만난 하늘은 온통 회색이었다. 내 기억 속의 서울은 먹색. 내일은 과연 맑을 것인가. 그냥 비가 넘치는 추억이 될 것인가. . 처음 먹어 본 훠궈. 백탕과 홍탕에 소고기를 퐁당퐁당. 구수한 맛과 매콤한 맛을 번갈아가면서 고기로 배를 채운다. 결혼으로 맺어진 인연, 명절마다 보는 사이인 우리가 서울에서 만나 밥을 먹고, 사무실에 놀러가서 수다를 떠는 날이 오다니. 갑자기 바닐라라떼에 빠진 나는 오늘도 커피를 들이켠다. 흔들흔들 비바람은 에피소드인걸로. . 이케아 고양점으로 달려갔다. 서울에 가면 가끔 들르는 곳인데 딱히 뭘 사지 않아도 꾸며놓은 방과 제품을 구경하는 재미에 충동구매가 벌어지기도 한다. 트롤리랑 발매트나 소품들 몇 개를 담고는 다시 숙소로 복귀하는 우리. 서울은 사람도 많고 차도 많고 빗방울도 참 많더라. 닭갈비, 커피차, 발가락으로 고양이랑 놀아주는 이숭이, 조용한 수다로 마무리하는 밤. 느릿느릿 하루가 지나가고 있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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