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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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8일 토요일,
잔 시간에 비해 피곤한 아침.
오늘도 꿈부자 이숭이. 피아노 연주를 앞두고 다 까먹는 바람에 내 차례가 안 오기를 바라던 꿈, 문방구가 음식점으로 바뀌어서 구경하던 꿈, 구명조끼를 입고 어푸어푸 수영을 하던 꿈을 꿨다. 다행히 연주를 하기 전에 눈을 떴고, 꿈에서도 수영을 하고는 ‘나무야 재미있었지?’하고 물어보던 게 신기했다. 꿈은 반대라더니, 피아노도 수영도 못하는 나. 꿈에서라도 멋있는 역할을 할 순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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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도 피곤했는지 10시까지 자고 일어났다.
원래라면 아빠 생신때문에 가야할 통영이지만, 우리는 집에서 푹 쉬는 중. 아빠 생신 축하해요! 비와 함께 부산에서 통영으로 돌아간다는 부모님 연락을 받고 괜히 비가 미워진다. 비야 비야 이제 정말 그쳐주겠니.. 집앞 슈퍼에 가서 우유랑 파프리카, 사이다랑 메로나 하나를 집어왔다. 우리의 아침 겸 점심은 시리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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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94’를 보고 나서 다시 네모네모 로직책을 펼쳤다. 순서대로 풀어나가면 참 좋겠지만 어려운 건 다 패스했더니 듬성듬성 그림을 채워가고 있다. 하다말고 누워서 딩굴딩굴 낮잠을 자고, 또 다시 일어나 로직을 하는 패턴. 남편은 목공놀이 설계, 유튜브 삼매경. 잠깐 볼일이 있어 나왔다가 퍼붓는 비에 다시 차를 돌렸다. 서울여행 때보다 더 많이 오다니.. 앞이 안 보일 줄 몰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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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우리는 집앞 식당으로 향했다.
메뉴는 달걀볶음밥이랑 된장찌개. 오늘따라 손만두가 먹고 싶어서 하나 시켰는데 남기지도 않고 다 먹었다. 작년 여름 휴가때 5일동안 왔던 곳인데 여전히 맛있네 여기. 흐흐흐. 집에 와서 메로나를 신나게 먹고 다시 로직푸는 시간. 하나에 보통 1시간은 걸리니까.. 오늘 네 시간이나 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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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그렇고 갑자기 배탈이 시작됐다.
이유를 알 수 없는 복통에 화장실을 계속 들락날락거린다. 속은 부글부글, 엉덩이는 변비라 쉽지 않은 길을 가고 있었다. 지금껏 먹었던 양에 비해 내보내는 것도 아쉬운 마당에 배가 아파서 골골골. 하루에 한 번이면 족하다 나는. 1일 5똥까지 바라지 않는데.. 화장실을 점령한 이숭이의 일기 끝.. 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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