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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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2일 수요일,
일은 남편이 하는데 내가 왜 피곤할까.
일어나기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푹 자게 놔두고 싶지만, 오늘도 눈치없이 울려대는 알람. 다짐처럼 하는 말이지만, ‘오늘은 일찍 자자’고 달콤하게 힘을 북돋아준다. 그리고 상콤한 초록사과랑 천도복숭아를 통에 담았다. 비타민 팡팡 터지는 하루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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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잠들었는지 기억이 없다.
눈을 떴을 때 10시였던 것 같은데 수능을 다시 보는 꿈도 부족해 지각해서 풀지 못한데다 신발까지 잃어버렸고, 운전을 하다가 쿵 떨어지는 꿈을 꿨다. 내 안의 불안과 걱정이 반영된 건지 행복하지 않았던, 스펙타클했던 무의식 대환장파티. 으. 시원한 물 한 잔 마시고 정신차리자. 그럼에도 꿈이라서 다행이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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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는 택배를 부치고 외출 준비를 했다.
그새 더 꽉 껴서 못 입게된 원피스 하나. ‘나무야 너 정말 많이 컸구나! 고~맙다. 나 옷이 없어..’라고 하소연을 하는 나. 시부모님의 컴퓨터 SOS로 컴박사 두 명이 출동! 먼저 식당에서 오리고기를 구워 먹었다. 회전식으로 돌돌돌 돌아가는 고기랑 마늘, 양파랑 쌈장 올려서 입으로 쏙. 된장찌개까지 먹고, 자리를 옮겨 과일을 또 한가득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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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박사 한 명은 컴퓨터를 보고 컴박사 한 명은 계속 먹고.
쇼파에 앉아있는데 방심한 사이에 드러난 속살. 나무가 존재를 드러내고 싶은 걸까. 배꼽이 매력어필을 하고 싶은 걸까. 안 그래도 배꼽 깊이도 얕아져서 부끄러운데. 헤헤. 이 옷도 조만간 작별을 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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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오는 길에 CU편의점에 들렀다.
페이코인 앱에 가입해서 받은 코인으로 아이스크림을 살 수 있다나. 그것도 오늘밤까지. 일단 호기롭게 아이스크림을 주워 담았다. 돼지바, 더위사냥, 월드콘, 구구콘 등등 20개 정도를 공짜로 가져왔다니. 이게 뭔 일이래. 캬캬캬. 먹고 싶은 사람 우리집에 놀러오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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