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19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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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9일 수요일, 딱히 뭘 하지 않아도 일찍 눕는 날이면 그리 세상이 평화롭고 편안하다. 에어컨이랑 선풍기를 켜놓고 발가락 까딱거리며 노는 우리. 폰을 가지고 놀다가 괜히 나무를 불러보는 우리. 예전에는 12시는 꼭 넘겼었는데, 이젠 하루가 끝나기도 전에 마무리하는 재미를 알아버렸다. 좋다 좋아. . 점심으로 도시락을 데워 먹었다. 얄궂은 음식들 대신에 밥을 먹으면 좋을 것 같아서 남편이 사 준 도시락들. 냉동실에서 랜덤으로 꺼냈는데 메뉴는 부지깽이나물밥이랑 검은콩전이다. 부지깽이? 아궁이에 불 쏘시던 막대기 아닌가? 여튼 4분동안 데우고 따뜻하게 먹는데, 간이 꽤 되어 있어서 심심하지 않게 잘 먹었다. 양이 적은 건 어쩔 수 없어서 요구르트랑 초코파이 하나 먹은 건 비밀. 헤헤. 그리고 오늘 영화는 ‘나의 EX’. . 6시 반 전에 퇴근하는 남편. 현관문 여는 소리가 들리면 후다다닥 뛰어 간다. ‘여어어어보오오오’를 외치고 세상에서 제일 반갑게 맞이하는 시간. ‘나무야 아빠 왔다’고 아빠를 알려주는 시간이기도 했다. 저녁은 돈까스를 시켜서 냠냠냠. ‘응답하라 1994’ 14화를 보면서 먹고, 네모네모 로직과 목공놀이를 하는 밤. 동화책을 읽는 밤. 애절한 노래를 듣는 밤. 마음가는대로 그림을 그리는 밤. 그저 오늘을 기록하는 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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