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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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1일 금요일,
아침 6시 50분.
부스스한 모습으로 일어나 몸무게를 재고 부엌으로 향한다. 4kg가 쪘다.. 따뜻한 물 한 잔으로 속을 채우고 나서 남편에게 줄 과일을 깎는다. 예전에 한 박스 사서 아직도 남아있는 딱딱한 복숭아. 두 개를 꺼냈는데 복숭아향을 첨가한 무맛이었다. 어찌 이렇게 맛이 없을 수 있는지. 비가 내리면 확실히 당도가 떨어지나보다. 남편은 오늘도 시리얼을 먹고 회사로 갔다. 바이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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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이면 새로운 주수에 접어든 나무.
벌써 7개월이라니. 많이 컸는지 툭툭 신호도 많이 세졌다. 옆구리를 침대에 닿게 누워있었는데 꿍시꿍시 요리조리 활발하게 움직이는 나무가 귀엽게 느껴진다. 놀이를 하듯 나도 같이 톡톡톡. 나무야 느껴지니? 그러다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길래 바로 시리얼을 꺼냈다. 호로록 호로록 부리나케 한 사발을 들이켠다. 아까 남편이 참 맛있게 먹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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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자고 쉬는 일상.
배가 부르니 졸음이 쏟아져서 푸욱 자고 일어났다. 아침에 자는 두 시간이 더 깊게 잔달까. 도시락을 데워 먹고 음악을 듣고 책을 읽는다. 틈틈이 나무를 불러보고 영화도 보다 말았다. 임신을 하고 짧게 짧게 기록했던 걸 보면서 다시 추억에 잠기는 나. 새삼 몽글몽글해지는 오후. 다시금 감사해지는 나무의 존재, 남편과 우리, 주변의 모든 것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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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 되면 남편에게 뭐가 먹고 싶은지 물어보는 편이다.
여러 개 후보 중에서 떡볶이랑 군만두로 정했다. 떡보다 많은 어묵으로 어묵볶이를 만들고, 남편은 기름을 두르고 바삭한 만두를 굽는다. 식초랑 고춧가루를 넣은 간장소스를 옆에 두고 냠냠냠. ‘응답하라 1994’ 15화를 보면서 깔깔깔 웃는다. 초코 아이스크림과 네모네모 로직, 목공놀이로 보내는 금요일밤. 놀자 놀자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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