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23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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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3일 일요일, 잊을만 하면 나타나는 변비. 내가 요새 푸룬을 안 마셨더랬지. 등한시했더랬지. 결국은 야밤에 화장실행, 고통스러운 엉덩이, 녹초가 되고 말았다. 내일 부터 푸룬주스를 마시겠다며 다짐을 하면서 스르륵 잠이 든다. 목구멍도 뜨겁고 엉덩이도 뜨겁고. 아이참. . 빈둥빈둥 아침을 시작하는 우리. 푸룬주스와 물 한 잔으로 간밤에 지친 속을 달래주었다. 그리고 바로 시리얼 호로록. 한 사발을 비우고 돌아서니 금세 점심시간이었다. 뭐 먹을지 고민하다가 갑자기 튀어나온 돈까스. 남편은 후라이팬에 기름을 붓고 온도를 높였다. 나는 샐러드를 담고 케첩과 마요네즈를 듬뿍 뿌렸다. 바삭바삭 돈까스를 튀기고 밥 짓는데 20분, 먹는데 10분. 게눈 감추듯, 설거지를 하듯 깨끗해진 접시들. . 분리배출을 하러 가자길래 같이 따라 나섰다. 바로 집에 갈 줄 알았는데 동네 한 바퀴를 돌았다. 어쩐지 돈까스를 구워주더라니. 오늘이 처서라 그런지 바람이 꽤 시원한데 덥다? 한적한 곳을 찾아 걷는데 공원에도, 길에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이 꽤 많이 보인다. 심지어 어르신 6명은 벤치에 딱 1명만 마스크 착용.. 오메. 제발 마스크를 써주세요. 나를 위해서 우리를 위해서. . 집이 제일 안전하고 시원하다. 씻고 나와서 찬 바람을 맞으며 네모네모 로직을 풀었다. 남편은 공구통을 꺼내 매력을 어필하는 중. 커튼봉을 달고 우리집에서 제일 알록달록한 천을 걸었다. 아이코 적응 안되네. 저녁은 나물을 무쳐먹자고 했는데, 왜 피자를 시켜 먹는걸까. 마요네즈 듬뿍 들어간 포테이토 피자와 콜라, ‘응답하라 1994’ 16화. 우리만의 여름 끝자락, 주말 끝자락 휴식시간 보내기 끝! . 새벽 5시,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나무가 깨어있다. 혼자 놀고 있길래 나도 톡톡 쳐보니, 곧바로 신호를 보내는 나무. 그렇게 둘이서 네 다섯 번의 교감?을 주고 받는 좋았던 순간. 나무야 오늘도 고마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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