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11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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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1일 화요일,
요가 95일 차.
요가이모랑 학원에 갔다. 지난주 수요일 이후로 처음 하는 운동. 몸을 충분히 풀고 요가 수업이 시작됐다. 몸에서 가장 먼 부분인 발과 발목을 먼저 풀고 척추, 목 등을 서서히 움직인다. 그리고 조금 더 강도 있게 요가 동작들을 배우고, 복근 운동까지 하고 나면 숨소리가 짐승처럼 거칠다. 헉헉헉. 정신없이 구르고, 쟁기자세, 물고기 자세까지 하면 제대로 누워서 쉴 수 있는 요가 세계. 한 시간 동안 내 몸 구석구석을 부지런히 움직이고 나면 어느새 내 머리는 산발, 녹초가 되어 있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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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이모랑 공차에 들렀다.
다른 음료는 시도해보지 못해서 공차에서는 늘 연보라색만 마신다. 쫀득쫀득 펄을 씹으면서 마트 구경을 하는 우리. 저녁엔 뭘 만들어 먹을지 고민을 하다가 ‘청국장’으로 결정. 두부, 버섯, 애호박을 담고 샐러드랑 드레싱소스도 하나 샀다. 마음만 바뀌지 않으면 건강식단으로 차려질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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씻고 나와서 영어공부를 했다.
내일부터는 꼭 아침에 영어를 마치고 운동 가야지. 오늘 내용은 스티브 잡스의 생모, 출생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부분이었고, 뒷 내용이 궁금해지는 잡스의 연설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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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에 저녁 준비를 했다.
저녁 메뉴는 잡곡밥, 소고기랑 두부랑 애호박 퐁당 들어간 청국장 찌개(김치, 감자, 버섯도), 어린잎 믹스 채소 샐러드, 후라이랑 장아찌. 재료를 다 준비했는데 청국장이 없다. 냉큼 마트에 가서 청국장 한 덩어리를 사 왔다. 보글보글 집에서 퍼지는 구수한 냄새. 평소보다 적게 먹을 거라는 남편의 말대로 밥을 적게 떴다. 나도 적당히 떠놓고 밥을 먹는데 30번 이상 씹어먹는 걸 깜빡하고 말았다. 밥맛이 왜 이리 좋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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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거지를 끝내고 쉬는 동안 남편은 나무를 만지기 시작했다.
슬금슬금 톱질부터 드르르륵 조립까지 하는 목공꿈나무. 근데 뭐 만든다고 했더라? 선반이었나? 뭔지는 몰라도 응원은 진짜 열심히 해줬다. 매번 느끼지만 차근차근 뚝딱뚝딱 만들어내는 남편이 너무 신기하다. 마음 같아선 목공방 수업에 보내고 싶은 엄마의 욕심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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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집에서 노란 메론을 두 개 주셨다.
청국장 냄새 때문에 아랫집에서 찾아온 줄 알고 쫄았는데... 헤헤. 시끄럽게 해서 미안하다며, 늦은 시간에 물 사용해서 미안하다며 건네주고 가셨다. 오예. 과일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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