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28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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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8일 금요일, 그냥 기다려 온 금요일. 금요일이라는 이유만으로 기분이 좋다. 아직 남편에겐 하루 출근이 남아있지만, 나 혼자 벌써 주말을 시작한 느낌이랄까. ‘오늘은 기분이 좋아 랄랄라 랄랄랄랄라 저 하늘 높이 날개를 펴고 날아갈 것 같아요’ 신데렐라 노래가 떠올라서 흥얼흥얼. 그만큼 나 기분좋다고 흐흐. . 어제 남은 김밥 두 개를 먹고 모자라서 밥을 데웠다. 간장이랑 참기름을 부어서 비빈 다음 밥 위에 멸치 척! 올리고 김에 싸먹는 점심. 입이 텁텁하다며 돼지바 하나랑 맥심라떼를 마셨다. 이걸 먹으면서도 괜히 나무가 신경이 쓰이긴 하지만, 맛있어서 기분이 좋다는 걸 어필하는 나였다. 영화 ‘세인트 빈센트’를 보고 마지막에 흘러 나오는 노래가 계속 생각났다. 빌 머레이와 꼬마 배우가 연기를 잘 해서 꽤 재밌게 봤던. . 선풍기 바람만으로는 버티기 힘든 온도였다. 온 몸이 꿉꿉하고 내 몸에서 땀 냄새, 쉰 내가 풍겨서 씻지 않으면 안 될 상태. 호다닥 샤워를 하고 나와서 에어컨 바람을 쐬는데 이렇게 상쾌할 수가 있나. 시원한 물 한 잔으로 모든 더위가 똑 사라졌다. . 이 기분을 최고로 만든 건 피자 파티. 50% 할인 쿠폰이 있어서 도미노피자를 주문했다. 남편 퇴근 시간 후에 같이 먹으려고 리조또도 시켰는데 아 글쎄 감감무소식이다. 결국 8시 넘어서 허겁지겁 먹는 피자는 그저 맛있기만 하다. 오늘도 ‘응답하라 1994’ 18화를 보면서 껄껄껄. 먹는 걸로 행복을 다 가진 우리였네. . 별안간 시작된 초파리와의 전쟁. 쓰레기봉지에 생긴 초파리 알이 폭풍 성장을 하더니 집안 곳곳을 날아다닌다. 하루가 다르게 알을 깐 현장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 하는 우리. 쓰레기를 버리고 와서도 윙윙윙 날아다니는 초파리가 버겁기만 하네. 에프킬라를 뿌리고 또 뿌리고. 전쟁 시작이다. 으으으. . 각자의 금요일 밤을 보내는 우리. 남편은 쓰레기를 버리고 홀연히 사라졌다. 친구들을 만나야만 하는데 코로나는 무섭고, 가게에 들어가는 것도 걱정돼 야외에서 만나기로 했단다. 굳이 모기장을 사서 강가 근처에서 통닭파티를 여는 우정과 열정이 대단허다. 그때부터 나는 네모 로직 홀릭. 눈이 빨개지도록 네모를 채우고, 일기를 쓰고 이제야 자유시간이 찾아올 것 같다. 굿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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