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29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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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9일 토요일, 평소에 자는 시간이 습관이 된 건지 12시가 되니 눈이 감긴다. 자유시간이고 자유부인이고 뭐고 먼저 자야지. 자다가 더워서 깼는데 그 때가 3시 쯤. 남편은 아직도 밖이었다. 진짜 열심히 노는 남편과 친구들, 그리고 우리 나무. 제일 센 태동을 느꼈던 새벽. 발로 쿵쿵 찬 것 같은데. 어머 어머 웬일이야.
. 그는 네버엔딩 수다꽃을 피우다 5시에 들어왔다. 조용히 씻고 와서 조용히 잠드는 그 사람. 넓게 침대를 쓰는 편안함은 잠시였지만, 손 발이 닿는 거리에 있다는 든든함이 더 좋았다. 나도 쿨쿨쿨. 남편도 쿨쿨쿨. 나무는 안 자고 뭐하니. 혼자 재미있나 봐. 뭐하고 노는 걸까. 상상하니 귀엽게. . 9시 반에 깨서 수다를 떨었다. 눈빛 하나로 외출복으로 갈아입고 집을 나서는 우리. 이 시기에 마트에 가는 것도 신경쓰이지만 장은 봐야하니까 후다닥 다녀오기로 했다. 시리얼, 홈키파, 우유랑 요구르트, 쓰레기봉투 10리터를 사야지. 그 외엔 모두 다 즉흥적으로 사는 걸로. 예를 들면 젓갈, 꼬막, 유부초밥, 고기. 자주 가는 시장에 가서 식혜, 고구마, 사과, 쌈채소를 담아왔다. 뭐 이리 많이 샀다냐. 장바구니가 한 가득이다. . 늘 장을 보고 와서 먹는 건 바깥 음식. 만두랑 김밥 두 줄을 사 왔다. 에너지를 장 보는데 쓰고 차려 먹는데는 지쳤나 보다. 오늘도 열심히 먹고 배 부르다고 배 동동동거리는 나. 빨래를 널고 파이팅 넘치게 청소를 하는 남편은 정말 부지런히도 움직인다. 나는 네모 로직에.. 헤헤. . 저녁을 차려 먹어야 하는데 왜 이리 귀찮은지.. 결국 라면을 끓여 먹는다. 달걀 두 개 퐁당 넣어서, 밑반찬이랑 같이 호로록. 후식은 얼음 동동 식혜 한 사발씩. 매운 거 먹었다고 속이랑 목이 뜨거워져 온다. 요 며칠 괜찮았는데 불꽃을 머금은 듯한 느낌. 어우 어우. 나무야 라면이 많이 매웠니.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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