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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7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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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7일 수요일, 5분 일찍 눈이 떠졌다. 작은 사과 두 개랑 키위 세 개를 갈갈갈. 사이좋게 한 잔씩 따라부어 마시는 아침이었다. 어제 구워 놓은 고구마도 껍질을 까서 통에 담아주고, 따뜻한 물 한 잔도 건넸다. 더 추워지기 전에 과일주스를 바짝 마셔야지. . 뭔 바람이 이렇게 분다냐.
씽씽 부는 바람에, 10도 밑으로 떨어진 온도에 조금 과장해서 초겨울이 온 것만 같았다. 창문을 닫고 이불을 돌돌돌 말아서 누워있었더니 다시 눈이 감긴다. 잠도 잘 수 있을 때 많이 자야지.. 나의 자유로운 황금기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 점심은 고구마랑 우유. 여기서 끝나면 다행이지만 포테토칩도 하나 뜯었다. 그러면서 살 찐다고 찡찡거리면 그건 아주 잘 못 된건데.. 순식간에 다 먹고, 오늘은 고구마를 쪄야겠다고 머릿속에 메모를 해뒀다. 오후엔 동률님 노래와 함께 인터넷 쇼핑을. 아기용품도 이제 하나씩 사 놔야하는데 시작을 못 하고 있는 나. 내일은 필요한 것들 리스트를 정리해보려 한다. 부디 뭐라도 사자. . 갑자기 눈에 들어온 레이스 분홍양말을 신었다. 갑자기 저녁에 시부모님댁으로 렛츠고. 추어탕 한 솥을 끓이셨다길래 냉큼 달려간 우리. 빈 그릇과 호박고구마 한 봉지를 들고 찾아갔다. 넷이서 한 사발을 비우고 사과랑 귤을 비우고 돌아오니 9시가 넘었다. 정성껏 끓이신 추어탕 들고 댈롱댈롱. 설거지는 남편이 하고, 그동안 나는 어머님을 김호중 팬카페에 가입을 시켜드리고 카페에 들어가는 방법을 알려드렸다. 헤헤. 저는 김동률 팬이어요 어머님. . 후다닥 씻고 와서 물을 끓인다. 내일 먹을 고구마를 삶아야지. 찜기에 올리고 20분 뒤에 고구마 냄새가 솔솔 풍겨온다. 먹을까 말까 고민에 빠진 나. 배가 고프다며 괜히 냉장고 문만 두 세번이나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하고 있다. 참아야지.. 비록 코피와 목이 뜨겁지만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다. 과일주스 덕분에 변비 탈출을 했다! 철분제를 먹어도 두렵지 않다. 토끼똥 안녕!!!!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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