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17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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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6일 월요일,
굿모닝 먼데이.
월요일에 놀면 아무 걱정이 없어서 좋다. 남편도 연차를 냈으니 우리는 그저 하루를 즐기면 되는 거다. 8시에 일어나서 씻고 손님들에게 간식을 챙겨드렸다. 남편은 커피를 내리고 나는 빵이랑 과일을 접시에 담았다. 일본 어머님은 나를 도우고 싶다길래 사과를 깎으시도록 부탁을 드렸다. 알록달록 다양하게 차려진 테이블. 먹기 전에 기념사진도 찰칵찰칵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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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염둥이 사랑둥이랑 놀았다.
거울을 바닥에 떨어뜨리는 놀이를 한 오십 번씩 하면서 깔깔깔. 이어서 동물 인형으로 이름이랑 특징을 소리도 냈다. 이제 막 언어가 폭발하는 아이에게서 일본어와 한국어가 왔다 갔다 하는 모습에 푹 빠졌다. ‘이모’라고 부르다니... 아이참. 그리고 ‘집에 가자’는 엄마의 목소리를 듣고는 인형을 제자리에 놓고 뒷정리하는 모습에 또 반한 이숭이. 럽럽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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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카페에 들러서 인사를 하고 근처 식당으로 갔다.
돌솥에 삼치구이정식, 고등어구이정식을 맛있게 먹는 우리들. 반찬이든 밥이든 ‘맛있다’며 칭찬에 칭찬을 해주시는 일본 어머님. 이렇게라도 따뜻한 밥 한 끼를 같이 먹을 수 있어 감사했던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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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공항에 갔다가 셋이서 수성못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신다. 수성못이 처음이었던 이숭이는, 드넓은 이 곳을 보는 순간 다음에 덜 더울 때 덥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우리는 작별인사를 나눴다. 어쩌다 보니 5일 동안 매일 만나서 술잔을 기울였던 우리 셋. 조만간 보자고 인사를 했는데..... 우리집에 놔두고 온 구두 때문에 또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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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가자마자 집 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나는 세탁기를 돌리고 남편은 설거지와 청소기를 돌렸다. 집이 다시 깨끗해졌을 그때쯤에 다시 만난 남편 친구. 다음에 보자는 인사를 하기 무색하게 너무 빨리 만났다. 그 상황이 웃겨서 낄낄낄 깔깔깔 웃어버렸다. 그냥 체념을 하고 양꼬치를 먹으러 가기로 한다. 그동안 나는 낮잠을, 남편은 목공과 폰 놀이를, 남편 친구는 동네 조깅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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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같은 월요일.
양꼬치가게에 가서 회식을 했다. 꿔바로우, 양꼬치 그리고 칭따오. 부어라 마셔라하더니 막걸리와 볶음밥까지 시켜서 제대로 먹는 우리들. 주어진 하루를 정말 알뜰살뜰 먹고 노는 세 사람이다. 목요일부터 월요일까지 휴가처럼 보내고 있는 이숭이와 그들. 내일은 과연 헤어질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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