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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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0일 목요일,
남편은 집으로 돌아가고 각자 공간에서 잠을 잔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몸이 점점 더 붓는다. 손발이 퉁퉁해져서 자는데도 무거움이 느껴졌다. 꿈은 3개는 꾼 것 같은데.. 방은 덥고 잠은 계속 깨고 갈증은 나고 몸이 무거운 밤. 어우 피곤해라. 결론은 남편이 옆에 없어서 그런 거라고. 그 와중에 새벽 4시에 나무 사진을 보고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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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콜을 하고 다시 잠깐 눈을 붙인다.
7시 30분이 되면 오는 아침밥. 거의 12시간만에 먹는(중간에 간식을 먹었지만) 밥이라 더 배가 고팠다. 좌욕을 하고 씻고 나와서 쉬고 있지만, 나무가 생각난다. 잘 먹고 잘 자고 있는지 오늘 컨디션은 어떤지 궁금하니까 내려가봐야지. 격리방에 벗어나 단체생활을 시작한 나무. 무념무상 선생님은 누워서 눈만 꿈뻑꿈뻑거리고 있다. 수유실에 들어가서 젖 물리는 연습을 하고 이내 젖병으로 바꿨다. 잠든 나무에게서 들리는 쌕쌕 삑삑 숨소리, 꼬물꼬물 입, 심장을 녹아내리게 하는 배냇짓. 웃는 거 처음 보는데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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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존재로부터 충전을 하고와서 점심을 먹는다.
전화번호를 교환한 옆방 언니, 그리고 옆집 동생과 함께 주스 한 잔을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눴다. 이 세 명의 공통점은 12월 6일에 아기를 낳은 사람, 자연분만, 무통주사 맞을 때 무서웠다 정도? 그날 출산 경험담을 공유하면서 끄덕끄덕. 내일은 간식을 들고 만나기로 했는데, 우리 조리원 동기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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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지를 받고와서 먹는 저녁.
삼시세끼와 간식을 남기지 않고 다 먹는다. 이대로 살을 못빼고 나갈 것 같아 살짝 걱정은 되지만, 육아전쟁이 살을 빼게하지 않을까 기대를 해본다. 6시 30분, 따르릉 수유콜이 울린다. 여전히 엉성하지만, 어제보다는 좀 더 나아졌는지 나무도 덜 칭얼거렸다. 분유도 낮보다는 많이 먹고 깊은 잠에 빠진 우리아가. 이 뜨끈한 아이가 내 몸에 기대어 잘 때, 살짝 살짝 말을 걸어보거나 바라보는 그 순간들이 참 좋더라. 여전히 내 애가 맞는지 신기한 이숭이. 나무야 오늘도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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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맨이 등장할 시간.
배고프다고 찡찡거렸더니 뜨끈뜨끈 연기 풀풀나는 삶은 달걀과 군고구마가 튀어 나온다. 데워먹으라고 담아온 미역국 한 그릇도 있고. 집에 가서 밥먹고 치우고 목공놀이까지 한다고 바빴을 텐데 내가 부탁한 것까지 다 챙겨와주는 고마운 사람. 두근두근 나무를 보러갔더니 잘 자고 있었다. 아빠 왔다고, 아빠가 폰카를 꺼냈다고 천의 표정을 지어주던 너. 찌그러진 만두같아도 귀엽네 귀여워. 우리는 또 한참을 사진을 들여다보다가 잠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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